독자와 함께
2020학년도 제1차 독자위원 및 시청자 위원 회의록
 다우미디어센터
 2020-03-30 10:10:14  |   조회: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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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윤(신문방송학과 '19 졸) 독자위원

먼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서 열심히 기사를 써준 기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한 다리 거쳐 듣기로 모 학과 교수님은 “대한민국 대학이 멈춘 것은 박정희 시절 이후 처음”이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는데, 학보는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해주길 바란다. 훌륭한 기획과 탄탄한 문장력으로 언제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학기도 잘 부탁드리길!

1면
김성주 기사의 ‘코로나19 퍼지자 대학이 멈췄다’ 기사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사례들을 나열하고, 상황을 전달하는 종류의 기사가 은근히 까다롭다. 중구난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성주 기자는 서론-본론-결론의 명확한 틀을 짜고 진입했다. 그렇기에 끝까지 읽힌다.
홍성환, 김태홍 기자의 음악학과 횡령기사는 후속보도의 성격으로 알맞다. 음악학과 및 예체대의 부정 문제는 사실 숱하게 공론화되었지만 이번의 경우는 명백히 증거가 드러나고, 의혹이 학내 학우들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한데 정확한 맥락을 짚어내는 기자의 시선이 돋보인다. 특히나 학생복지과 측과의 진술이 엇갈리는 대목의 적극적인 배치를 통해 사건의 결론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기도 했다.

2면
박주현 기자의 ‘법원 대학 당국, 노조 현수감 철거해선 안돼’ 기사는 다양한 법률 적 용어와 지난해부터 이어온 노조와 학교의 대립을 끈기있게 묘사했다. 표물로 사건 개요를 삽입한 것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에 충분했다.
박세현·홍세현 기자의 유기재료고분공학과, 신입생 모집 중단으로 폐과 수순 기사는 개인적으로 균형을 잘잡았다고 판단한다. 어느 학과가 만들어지고 합쳐지며 폐과되는 것은 단순히 신입생의 수요와 취업률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복잡함에 기인한다. 그렇기에 이 기사는 신입생 모집 중단이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이 되진 않았지만 과거에서부터 꾸준히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라는 기자들의 맥락이 읽혀진다. 단순히 갈등상황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기저에 깔린 구조에 대해 한 번 더 언급해주어 매우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3면
박주현 기자의 ‘등록금 곡소리에도 정부·법인은 모르쇠’ 기사는 학기초, 등록금 문제와 관련한 학생의 고충을 자세히 짚어주었다. △올해 등록금을 동결한 타 대학의 소식 △한국의 평균 등록금 순위 △국가장학금을 얼마나 많은 학생이 혜택받고 있는지 등의 정보는 기성 언론에서도 쉽게 보기 힘들었을 만큼 풍부하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기사의 방향을 학교 법인 문제로 후술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교 역시 등록금 동결로 곤혹을 겪고 있지만 이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의 현실과 연관 지었다는 점이 놀랍다.
그러면서도 대학의 기본적인 재정환경에 대한 언급을 놓치지 않았다. 솔직히 툭 까놓고 얘기해서, 학교에서 하는 이상한 사업이 너무 많다.(비단 우리학교 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느꼈던 점은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대학교수의 임금은 지나치게 높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늘 들었다. 혹여 가능하다면 후속기사가 필요할 부분일 것이다.

4면
신우경 기자의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는 과거의 역사와 흐름을 잘 짚어서 서술했다. 여성의 날이 불과 2년 전에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필자도 몰랐던 지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얘기도 매우 흥미로운 소재인데, 그 부분도 언급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박은경 기자의 ‘여성할당제, 여성의 힘이 돼줄까’ 기사는 필자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을 담아내주었다. 일단 부산의 국공립 교원 남/여 성비가 10%를 상회하는 수치라는 점은 흥미롭고 아직까지 여성들의 교원 내로의 진출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지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해당 수치에서 부경대와 한국해양대의 경우 부산대보다 성비의 수치가 떨어진다. 이는 부경대의 경우 수산대라는 특성, 한국해양대의 경우 항만 등의 남초학과가 주로 많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점 역시 언급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성 교직원의 비율은 적은 편이다. 이는 80년대까지 사회를 지배한(현재도 지배하고 있는) 남성에 대한 교육 우선권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정치권 내 여성할당제를 언급해준 것은 좋은 선택이다. 공공과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비율은 더욱 늘어나야 된다고 믿는 편이기에 주요 양당의 여성 의원 비율을 제시해주어 현재 현실을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

5면
허지민 기자의 ‘씽씽이? 아니 스마트 모빌리티’ 기사는 일단 재밌었다. 최근 숱하게 볼 수 있는 전동 킥보드를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잘 짚어주었다. 또한 안전의 문제도 빠지지 않고 서술하여 균형감을 갖추었다.

6면
김성주 기자의 ‘동아 레코드’는 인디음악에 문외한인 필자도 이해가 잘 될만큼 단단한 리뷰다. 단순히 논리적인 인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곳곳에 보이는 감성적인 어휘들의 문장의 힘을 더한다. 허지민 기자의 ‘3월의 부산’은 전시회를 소개해주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도 함께 해당 전시회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중요한 총론을 놓치지 않고 세세한 각론을 제안하는 기자의 시선도 돋보였다.

8면
아주 반갑다. 필자도 대학 1년때 3주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친구 1명과 빅맥만 먹으며 말 그대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에펠탑도, 콜로세움도 아니라 뮌헨 근교에 있는 다카우 수용소였다. 그 때 감정은 시간이 정지되고, 그 공간에 압도된다는 표현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렇기에 다크투어리즘을 글감으로 잡은 것은 되게 흥미롭다. 다크 투어리즘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행 이미지인 화사함과 화려함을 넘어서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시도다. 기사 역시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고 더 나아가 부산 다크투어리즘의 현실을 얘기해주었던 것이 좋았다. 더하여 부산 다크 투어리즘이 관광 인프라로 자리 잡지 못한 현실도 언급해주었다. 거기에 신우경 기자가 몇 군데 지정한 장소도 인상 깊다. 좋은 기획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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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영(사회학 3) 독자위원

1면 코로나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많은 내용을 실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기사다.
이 기사는 학교 행정 변경과 학생들의 의견&TF팀의 개설과 역할에 대한 정보 전달, 크게 두 덩어리로 돼 있는 것 같다. 각각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전개돼서 좋았다.
그러나 1면 사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 시설 잠정 폐쇄에 관한 내용은 전체 지면에서 한 문단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기사 내용을 아우를 수 없을뿐더러, 이목을 끄는 사진은 아닌 것 같다.

2면 노조 법정 공방

제목이 직관적이다. 이번 호 기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목이다.
개요를 표로 정리해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다만, 한편 이하 마지막 문단은 앞 내용과 반복되는 느낌이 든다.

2면 유기재료분자공학과

친절한 기사다.
사건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도 알 수 있게끔, 전후 상황과 세부사항을 잘 설명했다.

3면 등록금

사진이 작고 글이 빽빽하다.
취중 진담을 좌측 하단으로 뺐으면 가독성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각 문단의 분량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마지막 문단이 압도적으로 긴데, 고등교육 예산 확대에 관한 내용은 따로 소제목을 달아도 좋았을 것 같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쓰인 기사다.
자칫하면 학생 입장에서만 서술하기 쉬운데, 대학의 입장도 반영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학생 입장에서 서술한 문단에서는 인터뷰를 싣고, 대학 입장에서 서술한 문단에서는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한 게 좋았다.
주 독자가 우리 대학 학생인 만큼, 추상적으로 '어렵다'라거나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라고 한다면 대학의 입장을 헤아리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4면 여성의 날

시의성이 적절했다. 여성의 날 소개에서 여성 할당제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도입부터 여성 할당제라는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기보다는, 정보 제공과 흥미 위주로 쓰인 여성의 날 기사를 먼저 읽고 나니 부담이 덜했다.
다만, 두 기사에 같은 인터뷰이를 쓴 것이 아쉽다.
자칫하면 개인의 의견을 기사화했다는 논란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다양한 인터뷰이 섭외가 필요해 보인다.

5면 전동 킥보드

가장 놀라웠던 기사다.
공유 플랫폼을 소개하고 체험기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택시 요금과 비교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주 독자가 우리 대학 학생이라는 것과, 이들이 통학 수단으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8면 다크 투어리즘

삼일절이나 독립 운동가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 새로웠다.
부산의 다크 플레이스 소개가 주 내용이라, 독자의 체험을 유도하는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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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웅(기업재난관리학 박사과정 3학기) 독자위원

1면

감염병 대응 기사 : 1면 기사는 해당 호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입니다. 주요 독자층이 동아대학교 학생 및 구성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처음 1 ~ 4문단을 지금까지 취해졌던 조치들에 대한 요약에 할애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TF팀’의 구성, 활동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학교가 내국인 학생들의 안전과 생활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계획하고 있고 또 실행에 옮겼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아무런 행위가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면의 부족에 기인한 것인지.. 만약 전자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체적으로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 타지역 연고 내국인 학우들의 경우에도 현재 상태로 인한 생활고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학생회비 횡령 의혹 : 학생회비 유용 및 학생회 유력 인원들 사이의 유착관계는 과거부터 꾸준히 문제로 인식되어오던 사안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기사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특정 사안의 진행경과를 압축하는 식으로 기사의 상당 분량(1 ~ 4문단)이 채워졌는데, 아직까지 경찰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마지막 문장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래서 이 사건이 횡령이라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못하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차라리 현재 학생회비와 같이 학생들의 자발적 결사 운영을 위한 자금을 모금, 집행, 관리하는 공동의 규칙이 왜 아직까지 자리 잡지 못했는지 이러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방향으로 기사가 작성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2면
대학-노조 갈등 기사 : 작년부터 계속된 대학 본부(이하 ‘사측’으로 표현합니다)과 노조와의 갈등의 경과(2019.1.-2019.8.)를 제시한 뒤 ‘현수막 철거’에 대한 판결을 중심으로 기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현수막 철거에 대한 판결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고 ‘부당노동행위(본문 내용 中 “관리과 직원 A와 용역업체 현장소장이 해당 미화원에게 고용 보장을 약속하며 노조 탈퇴를 설득”)’가 본질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가 이 부분들에 대한 학교의 자체 규정과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균형을 맞춰서 제시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았더라면 보다 의미 있는 기사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민감한 사안이기에 얻을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신문기사로 검색해봐도 2019년 6월 기사가 최신입니다. 현재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학보를 통해서만 소식을 접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학교 구성원으로서 안타깝습니다.
※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11.15. 선고 2005두4120)를 참고해볼 것을 권합니다.

학과의 폐과 기사 : 기사는 ‘갑작스러운 학교의 유기과 폐과 결정 통보(①)’와 원인 분석(②) 및 이후 전개(③)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원인: 재정난(등록금 동결), 유망학과 우선 교원배치, 학령인구 감소, 구조조정(저수요 학과 통폐합, 융합교육 추구)
※ 전개: 대학과 유기과 학생회의 교섭 실패
※ 우선 해당 현상의 원인을 그저 열거만 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구체적 수치 자료(등록금 수입과 학교 재정 소요 추이), 교원의 우선 배치가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학과별 현황), 학령인구 감소와 동아대학교 신입생 충원과의 관계, 구조조정과의 연관성을 적어도 등록금이 동결된 지난 12년의 기간에 한정하여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2012년과 2017년의 유사한 사례(무용학과, 프랑스문화, 독어독문학 폐지)와 이번 사례를 비교분석하여 공통점은 무엇인지 차이점은 무엇인지 밝히는 것도 좋았을 수 있습니다.

3면
등록금 부담 기사 : ‘완전한 객관성 내지 중립성’이라는 것은 존재하기가 불가능함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기사가 매우 편향되어 있습니다.

※ ‘개나리 투쟁’에 대한 삽입 의도는?
3면 전체가 할애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장문인데 처음 세 문단이 등록금 투쟁에 대한 내용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0년대부터 시작해 2010년대 초반까지 뜨거웠던 등록금 관련 투쟁(반값등록금, 무상대학교육 등 이름은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수도권(별칭: 인서울 – inseoul) 집중화는 더욱 가속되었고 지방대학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사회적 바람직함(social desirability)에 안주하는 것보다 비정해 보일지라도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우골탑(牛骨塔)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했던 이유는 이를 통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대한 보상기제가 희미해지는 것이 현재의 등록금 논쟁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진짜 이유일 수 있습니다. 결국, 3면을 정독해도 논의가 중언부언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작성자가 ‘교육을 통한 생산성 증대’가 더 이상 대학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논의에서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이 부분이 누락되어 있기에 ‘왜 모두가 대학을 가려하고 또 모두가 어려운 형편인데도 등록금을 빚을 내서라도 내야 하는가?’에 대해서 피상적인 답변(고등교육의 필요성) 밖에 내놓지 못하는 것입니다.

※ 등록금 의존율 해석이 적절한가?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라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것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작성자는 동아대학교의 등록금 의존율은 57.9%이라고 밝히고 학교법인은 수익이 적어 0.9% 밖에 되지 않는 법인전입금의 비약적 상승도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용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부를 통한 정부의 공적 지원은 거시적 변수이기에 동아대학교 자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입니다. 결국 등록금을 올려서 학교 졸업생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에 대한 재투자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훨씬 건설적일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적어도 학교 구성원들의 합리적인 소통을 위한 창구가 학보라고 한다면 이러한 원론적인 수준의 논의보다는 왜 현재 이러한 악조건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사립대학에서 시도하고 있는 혁신적 사업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기사가 더 필요합니다.

취중진담 : 작성자는 대학 재정 위기에 ‘정부개입’이 대안이라는 입장입니다. 상술했듯이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 역시 그들의 선택이고 언제든지 대학을 그만두고 취업을 할 자유 역시 열려 있습니다. 등록금과 생활비 조달, 쉽지 않은 취업시장에서의 악전고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통감합니다. Cohen과 March가 언급했듯 대학은 대표적인 ‘조직화된 무질서(organized anarchy)’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학생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 ~ 7년 있다가 학교를 떠나고, 학교 운영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보직자들 역시 몇 년 주기로 계속 교체됩니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것입니다. 작성자의 바람을 비교적 자유롭게 싣는 영역으로 보입니다만 이러한 조직화된 무질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시도들에 대한 견해에 대한 글이 실리기를 기대합니다.


4면
세계여성의 날 기사 : ‘세계여성의 날’의 유래와 각 국가들의 여성의 날 기념 양태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우선 작성자가 공산진영에 속했던 전력이 있는 국가들에서 여성의 날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기재했습니만 이것이 정말로 그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여성들에게 휴가를 주며 여성이 주요 소비대상인 물품들에 대한 할인 제공
북한: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에게 선물을 줌
러시아: 제시되어 있지 않음
여성의 날 유래가 (여성의) 근로조건 개선 및 참정권 획득을 위한 노력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비교적 활발하게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국가들의 풍속이 본질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여성할당제 기사 : 여성권익 향상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들 중 하나가 바로 여성할당제일 것입니다. ‘실질적’ 양성평등을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성별할당제를 실시해온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 역시 상반된 결과를 보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Bøhren and Staubo(2014)는 기업의 임원 40%를 여성으로 의무적으로 채우도록 하는 법이 노르웨이에 도입된 이후 이사회의 운영효율이 저해되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Zia(2019)는 파키스탄의 사례에서 기존 정치적 역학구도와 지리적 소속감의 효과를 고려할 때 여성할당제의 효과는 상당히 제한된다는 점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작성자는 ‘성별이라는 기준에 입각해서 공적 또는 사적 부문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위를 강제적으로 할당하는 것이 실질평등에 기여하는가?’에 대한 아무런 고찰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차별(본문에서는 불평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빠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50:50의 결과적-성별에 입각한 양적 동일수준을 평등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입니까? 민간부문에서의 특정 성별 할당도 문제입니다만 공공부문에서의 성별할당은 공적 자원의 배분의 비효율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작성자의 관점에 여성할당제 옹호와 확대라고 할지라도 해당 제도의 근본적 문제 혹은 집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해 경고하는 교수/연구원과의 인터뷰는 한 줄도 실리지 못한 점 역시 아쉽습니다.

5면
전동 킥보드, 우리 삶에 가까워지다 기사 : 주제와 그 구성에서 준비과정에 상당한 공이 들어간 모습들이 엿보입니다. 현재 부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두 스마트 모빌리티 업체의 기기와 요금체계, 이용방법에 대해서 이용자의 관점에서 자세히 기술하여 가독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모델의 한계와 그 외의 사회-제도적 이슈들을 실증 사례를 통해 제시한 점 역시 설득력을 끌어 올립니다. 다만, 면허증 소지 여부에 따라 일부 업체의 킥보드는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한 집행기관 관계자(예: 경찰 교통계 인력)의 답변이라든지, 불법주차 벌금의 실효성에 대한 보다 자세한 조사와 업체 관계자와의 인터뷰가 짤막하게나마 첨부되었으면 더 좋은 기사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같이 타볼래? 스마트 모빌리티 : 실제로 동아대학교 캠퍼스들의 지리적-물리적 속성을 고려하여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들 중 유사한 속성을 가진 곳들을 선정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부분이 참신했습니다. 실제로 동아대학교 캠퍼스들을 스마트 모빌리티를 활용해 이동했을 경우의 추정 비용을 기존 교통체계 이용 요금과 비교하여 전동 킥보드 사업모델의 활성화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과정 역시 다우미디어센터의 운영 취지(실용적이고 다양한 콘텐츠의 제공)와도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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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웅(문예창작학 4) 독자위원

1면: 코로나 19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려주는 면이었다. 특히 쇠사슬과 자물쇠로 굳게 닫힌 인문대 과제도서실의 사진은 이 사태가 비단 멀리 있지 않음을 한눈에, 그리고 강력하게 보여주었다. 함께 1면을 장식한 음악학과의 횡령 사건 또한 좋았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본인도 한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었다. 다만, 마지막 음악학과 학생의 인터뷰가 한 명 뿐인 것이 아쉬웠다. 좀 더 다수의 학생들의 인터뷰를 싣었다면 더욱 생생하게 음악학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지면의 용량관계로 한 명밖에 싣지 못한 것 같다.

2면: 1면에서 등장했던 음악학과 횡령 사건과 잘 매치되는 2면이었다. 1면에서 2면으로 넘어옴에 있어 동일한 학교내의 사건사고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 흐름이 매끄러웠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의 폐과 수순’ 기사에서 이번 년도에 지원하였던 신입생들의 인터뷰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3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잊혀질 뻔 했던 등록금부담과 대학의 재정위기를 심도깊게 잘 이끌어내었다. 특히 OECD 교육지표를 통해 아직 미약한 정부지원을 고발하는 마무리가 좋았다.

4,5,6면: 4,5,6면은 모두 전 지면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 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면을 읽는 내내 안타까웠다. 여성의 날을 중심으로 여성할당제와 여성인권을 다룬 4면도. 전동 킥보드를 타며 거리를 누비는 상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5면도. 벛꽃 피는 따뜻한 봄을 묘사한 6면도. 모두 코로나19로 고욕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크게 부각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특히 4면에서 다루어진 여성의 날의 경우 지난 3월 8일 스페인에서는 대규모 집회를 열 만큼 큰 행사였음에도, 한국에서는 코로나의 여파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세 면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있는 그 상황에 입안이 씁쓸했다.

8면: 마지막 문화의 면 또한 4,5,6면과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글을 읽는 와중에는 당장 오늘 주말에 시간을 비워 흑백의 역사에 색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밖으로 나갔다간 내가 오히려 코로나19로 채워질 판국이다. 결국 1면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마지막 면까지 그 모습을 내비치는 것 같았다.
2020-03-30 1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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