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려는 취지로 김영란법을 제정했었죠.
그런데 이 김영란 법이 스승의 날 사제간의 정을 가로막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교수나 교사에게 학생들은 카네이션 한 송이, 캔커피 하나도 개인적으로 건낼 수 없게 됐다는 겁니다. 보도에 이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스승의 날을 앞둔 꽃집이 한산합니다. 예년 같았으면 붐볐겠지만,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 법으로 카네이션을 구입하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편손옥/ 꽃과 선물의 집]
김영란법 때문에요. 꽃 사러 아예 안 와요. 카네이션 주문도 없고. 그리고 다들 힘들어요. 주문이 없어서.
[기자]
실제로 올해부터는 교수나 교사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 캔커피 하나도 개인적으로 건넬 수 없습니다. 모두 김영란법에 저촉되기 때문입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학생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선물을 전달하는 것은 사회상규상 인정됩니다. 하지만 개인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교수나 교사에게 선물을 전달할 경우 법에 위배됩니다. 개인적인 선물이 학생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성의를 표시하는 것조차 어려워지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조영은/ 신문방송학과 15학번]
제가 1학년 때 도움을 많이 받았던 교수님이 있거든요. 직접 찾아가서 작은 음료수라도 드리는 게…. (중략) 그렇게 하지 못하니깐 너무 삭막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황현채/ 음악학과 15학과]
저희가 매번 챙겨드리는 행사가 있는데 그것도 한 번 더 눈치를 보면서 챙겨야 하니깐, 고민도 한 번 더 하게 되고 그런 것에 대해서 문제가 있지 않나 싶네요.
[기자]
반면 졸업생의 경우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미 졸업을 했기에 사제간의 직무 연관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수나 교사에게 선물을 줘도 합법으로 인정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선물은 100만 원 이내로,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 내에서만 가능합니다.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제정된 김영란 법.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는 취지는 좋지만, 사제간의 정까지 가로막을까 우려됩니다. 제도를 현실적으로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상 다우 뉴스 이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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