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 다시 창간정신을 생각하며
축사 | 다시 창간정신을 생각하며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8.06.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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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득 동아대학보사기자동문회 회장
권수득 동아대학보사기자동문회 회장

 1948년 6월 15일 우렁찬 고고성(呱呱聲)을 울렸던 우리 동아대학보가 올해로 창간 70주년을 맞았습니다. 70주년, 정말 가슴 벅차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거워지는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동아대학보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한석정 총장님을 비롯한 모교 관계자 여러분, 우리 학보의 올곧은 창간정신과 선배 제현들의 웅혼한 기자정신을 면면히 이어나가고자 애쓰시는 김대중 주간 교수님과 학생기자 여러분들의 노고와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뜨거운 축하와 감사의 말씀도 드립니다. 

 동아대학보가 태동하던 시기는 우리나라가 극심한 좌우 대립 속에 국토와 민족이 양분되고 갈등과 혼란이 절정으로 치닫던 때였습니다. 이 같은 역사의 격랑 속에서 우리 대학은 1946년 11월 1일 자유·진리·정의를 기치로 교육의 길을 열었고, 이태 뒤 정론직필을 내세우며 동아대학보를 창간했습니다. 

 '現下 나라를 세우는 建國의 途上에서 … 중략 … 가장 重要한 것은 두말없는 이 敎育事業이다 … 중략 … 本 大學의 大學新聞을 發刊 하려 하야 이 創刊에 대한 말을 쓰는 이때에 진실로 感慨되는 바 있어진다. 이것이 벌써 本 大學의 長成이며 進步며 發達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한 자욱 獨立으로 떼어놓은 걸음은 장차 世界를 踏破할 始作이며 前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本 大學의 總實力이 여기서 鍊磨되어 나타날 것이다. 일로 좇아 생각한다면 이 學報는 실로 本 大學의 精神的 運動場이요 文化의 展覽場, 知性의 交換所이며 또한 이것이 本 大學의 實力을 그대로 나타내며 表示하는 廣告와 看板이 될 것이니 진실로 重要하기 짝이 없다.…후략…' 

 창간의 일성(一聲)은 동아대학보의 지향점이, 그리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돌이켜보면 동아대학보는 우리 대학의 발전사와 그 궤를 같이 해왔습니다. 우리 학보는 한국전쟁을 비롯한 역사의 구비와 사회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 대학의 건학정신을 구현하고, 동아인의 기상을 드높이는 데 앞장서왔습니다. 그로써 우리 대학이 '한강 이남의 대표사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전문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학문화를 창달하고 대학여론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사회 변혁기였던 1980~90년대,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정론직필의 자세로 안으로는 학원 민주화와 밖으로는 사회 민주화를 위해 쏟았던 학생기자들의 열정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70년 전 전국 대학신문 최초로 대판(大版) 4면의 창간호를 발행한 이래 내용과 형식 모두 최고 수준을 자랑하면서 대학언론문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요즈음 전국 대학가에서는 '대학언론의 위기', '대학신문의 침체기'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독자도 없고, 기자도 떠나 이제는 대학신문의 정체성을 고민하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학교생활이나 세상 이야기를 스마트폰에서 찾고 SNS에만 몰두하는 오늘의 세태와 취업난 속에 학점 관리와 스펙 쌓기, 게다가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해야 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고단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일 것입니다. 언론은 사회의 심폐기관이라고 믿기에, 무엇보다도 감시와 비판, 견제의 언론기능이 사라진 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역사를 통해 배웠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학보 창간 70주년을 맞은 지금이야말로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 우리 대학의 건학정신과 우리 학보의 창간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학보가 단순한 역사의 기록자에서 머물지 않고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조화 속에서 대학의 공론의 장(場)으로서 공동체를 통합하며, 동아의 비전을 제시하고 견인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이 지향하고 있는바, '지역을 품고 세계로의 도약'을 이루는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대학보 창간 7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동문의 일원으로 함께 기뻐해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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