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 학내 '걸리버'에 대하여
취(取)중진담| 학내 '걸리버'에 대하여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8.09.03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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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리버 여행기에서 주인공 '걸리버'는 소인국과 대인국, 하늘을 나는 섬나라, 말나라 등으로 표류하면서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는 소인국 사람들에게 밧줄로 꽁꽁 묶이기도 하고 대인국 사람들의 애완동물이 되기도 한다. 소인국이나 대인국에 사는 이들의 입장에서 '걸리버'는 너무 작거나 큰, 낯선 이방인에 불과했다.

 지난해 입학한 기자의 입학식에도 '걸리버'는 있었다. 같은 조였던 중국인 친구는 한국어가 서투르단 이유로 조별 활동에서 소외됐다. 입학 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임의로 짜인 조별과제 그룹에 외국인 학생이 있자, 조원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발표주제에 대한 깊은 논의는 한국인 학생끼리 진행됐으며 외국인 친구는 역시나 소외됐다. 낯선 땅에서 인종과 문화, 언어가 다르다는 점은 그를 '걸리버'로 만들었다. 

 기자가 만난 외국인 유학생들이 겪은 낯선 이방인에 대한 시선은 국적과 무관하지 않았다. 서양권 학생들과 아시아권 학생들의 인터뷰는 사뭇 달랐는데 후자는 전자와는 달리 배타적인 시선에 상처받은 경험을 하나둘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을 칭하는 부정적인 단어도 여럿 있음을 토로했다. 

 작품 속에서 소인국 사람들을 무시하던 '걸리버'는 대인국에서는 도리어 무시당하며 '크고 작음의 개념은 상대적이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대적으로 다를 뿐이지 더 우월하고 열등하다 혹은 옳다 틀리다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다르다'는 이유로 멋대로 평가하거나 차별할 이유가 없다. '다름'보다 '같음'에 초점을 맞춘다면 낯선 이방인이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

 자, 이제 학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걸리버'들을 향해 한 걸음 먼저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

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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