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된 캠퍼스, 편중된 시설로 불편 가중
▲부민캠퍼스와 승학캠퍼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서 있다.
현재 세 개의 캠퍼스로 나눠진 우리 대학교는 대학본부가 있는 승학캠퍼스에서 주된 행정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각종 행사나 프로그램 또한 승학캠퍼스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승학을 제외한 타 캠퍼스 학생들은 프로그램 신청서나 장학금 신청,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승학캠퍼스에 가야 한다. 캠퍼스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길을 헤매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 대학은 캠퍼스가 나눠져 있는 불편을 보완하기 위해 △시간대별 셔틀버스 운행 △캠퍼스 간 도서대출 제도 △부민캠퍼스 취업정보실, 보건진료소, 증명서발급기 운영 △가상대학 동시 화상강의 실시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성적증명서를 뽑는 것은 부민캠퍼스나 구덕캠퍼스에서도 가능하지만 그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할 경우에는 승학캠퍼스에 가야만 가능하다. 김태환(경영학 2) 학생은 "프로그램 접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캠퍼스별로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로벌존 역시 승학캠퍼스에만 설치돼 있어 부민이나 구덕캠퍼스 학생들은 일부러 승학캠퍼스를 찾지 않는 한 외국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다. 이대근(석당인재학 1) 학생은 "외국어 공부를 단순히 머리로만 하는 학습이 아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대해 건설과에서는 "국제회관이 완공되면 글로벌존이 들어설 계획은 있지만,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며 "학교에서도 필요성을 느끼지만 다른 사업과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분산된 각종 시설, 기구, 조직, 동아리 등으로 인해 대학 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학생들의 선택폭도 줄었다. 올 3월 우리 대학에 입학한 사회과학대 이 모 학생은 "가입하고 싶은 동아리가 있었지만, 그 동아리가 타 캠퍼스에 있어서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다 사회대에 있는 다른 동아리에 가입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달 말 승학캠퍼스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한 사회과학대 학생들도 불편을 겪었다. 김영은(금융학 3) 학생은 "부민캠퍼스는 공터가 좁아 체육대회 때마다 승학캠퍼스로 가야 한다"며 "부민캠퍼스의 학생 인원을 고려하여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각각 2, 3개의 캠퍼스를 운영하는 경희대(서울·수원)와 연세대(서울·원주·송도)는 학생들을 위해 행정업무가 각 캠퍼스에서 골고루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경희대 건설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신이 소속된 캠퍼스 외에서도 웬만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캠퍼스간 거리에 차이가 있지만 행정업무의 유연함과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분리된 캠퍼스로 인한 불편에 대해 우리 대학 학생복지과에서는 "승학캠퍼스에 재학생들이 많다보니 장학금을 신청하고 수혜를 받는 학생의 비율이 타 캠퍼스와 비교하여 6대 4 정도라서 주로 승학캠퍼스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원들 또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내장학금 신청에 한해 타 캠퍼스 학생들은 해당 행정지원실이나 학과사무실로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불편을 덜기 위한 학교 측의 노력이 점차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지만 대학 전체의 노력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캠퍼스 분리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학교의 세심한대처가 필요하다.
백장미 기자
hakbojm@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7호 (2011. 5.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