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성 소수자 동아리 '동그라미' 인터뷰 - "나는 당신 옆에 존재한다"
학내 성 소수자 동아리 '동그라미' 인터뷰 - "나는 당신 옆에 존재한다"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8.10.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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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부산퀴어문화축제에서 휘날리고 있는 '동그라미' 깃발
지난해 열린 부산퀴어문화축제에서 휘날리고 있는 '동그라미' 깃발, 제공 = 동그라미

본지는 우리 대학 성 소수자 동아리 '동그라미'에서 1년 6개월째 활동 중인 지미(가명)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힘들었던 일이 있었나?
A1.
학내에서의 노골적인 혐오표현이 상처가 된다. 지난해 '성 소수자 군인 색출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해 대자보를 작성했다. 당시 붙였던 대자보는 대부분 뜯기거나 '군대나 가라'는 조롱을 들었다. 강의 중 한 학생이 "성 소수자는 더러운 정신병자 집단"이라고 말해 홀로 이에 반박하고 싸워야만 했던 적도 있었다. 성 소수자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를 둘러싼 조롱과 침묵은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Q2. 미디어가 성 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2.
국내 미디어가 성 소수자 캐릭터를 비추는 방식은 주로 '시스젠더 게이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시하고 희화화하는 것'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퀴어 문화에서도 게이와 레즈비언 문화가 주류를 이룰 뿐, 다른 정체성에 대한 가시화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더욱 많은 미디어에서 성 소수자의 다양한 모델들이 노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Q3. 커밍아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3.
커밍아웃 선언은 일종의 정치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듯 커밍아웃은 상호 신뢰와 심리적, 환경적 안전장치의 확보는 물론, 자신이 성 소수자라고 선언함으로써 '나는 당신 옆에 존재하며 혐오폭력에 침묵하지 않겠다'라는 뜻을 가진다.

Q4. 이번 인천퀴어문화축제가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4.
성 소수자는 존재를 부정당하지 않을 심리적·물적 장소와 계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퀴어문화축제는 성 소수자가 존재를 인정받고 프라이드를 고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다. 이러한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성소수자 혐오단체가) 혐오 정서를 표출하는 것은 테러리즘 행위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말을 빌리면 '성 소수자는 사회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파괴하는 주체다. 퀴어문화축제 현장에 아이를 데려와 '동성애는 지옥이며, 가정파괴의 주범'이라는 혐오를 주입하거나, 성 소수자들을 향해 '(정상의 범주로) 돌아오라' 고 말하는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Q5. 비 성 소수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A5.
성 소수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일반화하지 않고 각각의 개인으로 바라보기를 원한다. 성 소수자는 개인의 정체성 중 일부이며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사회가 되려면 구성원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미디어와 공론장에서 다양한 성 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이들의 행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커밍아웃(Coming out of the closet : 벽장을 부수고 나가다) : 성 소수자의 성적 지향을 발견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즉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주변인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적 지지를 얻는 과정이다.

*성 소수자 군인 색출사건 : 지난해 4월 군인 간 성관계 영상이 SNS에 게시된 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로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한 사건이다. 군인권센터 발표에 의하면 전국 육군 부대에서 많게는 50명까지 색출 수사를 벌였으며, 지난해 5월 영상과 전혀 관계없는 A 대위가 구속되기도 했다.

*시스젠더 : 타고난 신체적 성별과 본인이 정체화하고 있는 성별 정체성이 일치한다고 느끼는 사람을 뜻한다.

 우수현·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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