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선행학습 의지와 노력 중요"
수학의 비중이 높은 이공계나, 재무원리·재무회계로 이어지는 경영대 특정과목의 경우 선행학습이 필요한 과목이다. 하지만 인문계열에서 교차지원 한 신입생이나, 3학년 때 경영대로 복수전공을 신청한 학생들의 경우 선행학습을 하지 못해 학업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대학교는 수시와 정시모집 시 인문계에서 이공계로의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교차지원을 통해 이공계 학과에 지원한 신입생들 중 일부는 전문적인 공식을 다루는 공대 수업에 어려움을 느낀다.
공과대학 산업경영공학과의 모 학생은 "우리 과에도 교차지원으로 들어온 학생이 몇 명 있다"며 "고등학교 때 수Ⅱ를 배우지 않은 학생이 대부분이고, 수학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이 많아 '대학수학' 진도를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차지원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한 최광훈(섬유산업학 2) 학생은 "EBS 미적분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지만 혼자서 하려니 힘들다"고 했다.
이에 우리 대학 교양교육원은 이공계 학생들의 보충수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기초학력진단평가를 통해 신입생들의 학력을 평가하고, 기초학력이 미흡한 공과대학과 일부 자연대 학생들이 핵심교양 과목인 '기초수학'을 듣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초수학' 강의를 담당하는 윤정한(수학) 교수는 "기초수학을 들을 필요가 있는 학생들은 많은데 4개 분반밖에 개설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듣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현상에 대해 조연상(기계공학) 교수는 "교차지원을 했더라도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교수님과 선배들을 많이 찾아가서 묻고 스스로 공부하려는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대학은 지난해 705명으로 가장 많은 복수전공자를 받았다. 경영대학은 많은 학생들이 선호할 뿐더러 복수전공 선발인원은 해당학과 정원의 50%이기 때문에 다른 단과대학에 비해 복수전공을 하기 쉽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경영대학에 몰려 수강신청 기간에 혼란이 가중된다. 게다가 복수전공자들은 수강신청 시 우선순위에서 밀려 3학년 수업을 2학년 때 수강하는 폐해가 생기기도 한다.
경영학과에서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 김아라(신문방송학 3) 학생은 "2학년 전공과목인 '재무원리' 수강신청에서 탈락해 3학년 전공과목인 '재무회계'를 선택했는데 선수과목인 '재무원리'를 듣지 못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윤원(경영학) 교수는 "현재 강의실이 부족한 경영대 사정으로는 전공 인원을 꽉 채워도 탈락자가 생기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힘들더라도 선수과목과 현재과목을 같이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수전공을 하려는 학생은 1학년 때부터 경영학 관련 교양과목을 듣는다면 복수전공 이수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생들이 느끼는 이 같은 애로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 대학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일종의 선후배간의 학습 과외 커뮤니티인 '청송튜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기초수학 능력을 제고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기초수학 신청자가 없어 반이 개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정한(수학) 교수는 "우수한 학생들이 외부에서 과외를 하지 않고 장학금을 받으면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튜터링 문화가 정착된다면 신입생들의 기본 수학실력 향상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 기자
hakbokt@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7호 (2011. 5.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