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능 한파는 수험생들을 피해가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쌀쌀한 바람을 아침 일찍부터 헤집는 고3 학생들을 볼 때면, 권혜영(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1) 학생은 작년 이맘때쯤이 떠오른다. 흔히 수험생 시기를 비유할 때 '별을 보고 나가서 별을 보며 돌아오는 시기'라고 한다. 그때의 고단한 우리를 버티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권혜영 학생은 수험생 시절 자신을 버티게 한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딸기 요거트'라고 운을 뗐다.
"엄마들은 정말 마법사 같지 않아요? 누가 알려주지 않는데도 어쩜 그렇게 나한테 필요한 게 뭔지 알까요?"
엄마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어두컴컴한 새벽의 차가운 등굣길을 빈속으로 걸어야하는 딸이 걱정됐다. 그래서 제일 먼저 일어나 딸을 위한 딸기 요거트를 만들었다. 아침을 먹기보다는 좀 더 자겠다고 선언한 딸을 위한 엄마의 배려였다. 잠기운에 까칠해진 입맛을 달래기에도 엄마표 딸기 요거트가 제격이었다. 권혜영 학생은 엄마가 만들어준 딸기 요거트를 품에 안고 학교에 갈 때면 새벽의 어둠이 무섭지 않았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학교에서의 일과 중 어머니의 든든한 응원이 담긴 딸기 요거트를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는 아침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그렇게 딸기 요거트는 길고 고단한 수험생활에 빠질 수 없는 활력소가 됐다.
"고3 수험생 시절이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죠. 그래도 그나마 수월하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엄마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자신은 친구들이 흔히 앓던 변비도 한 번 겪지 않았다고, 이게 다 엄마의 딸기 요거트 덕분이라며 권혜영 학생은 크게 웃어 보였다. 딸기 요거트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그 속에 담긴 어머니의 애정은 결코 간단하게 설명하기 힘들다.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건 자신을 믿고 아껴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권혜영 학생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나를 믿고 아끼는 누군가가 함께하기 때문에 고단한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