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없는 대학교, 풍전등화 된 지식의 상아탑
교수 없는 대학교, 풍전등화 된 지식의 상아탑
  • 조은아 기자
  • 승인 2018.11.1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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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전임교원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10년 내 퇴임을 앞둔 전임교원이 썰물처럼 빠져 대학교수 자리가 텅 비어버리는 이른바 '교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 대학교도 이러한 걱정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우리 대학 전임교원의 연령대별 비율은 25세 이상 39세 이하가 14.98%(119명), 40세 이상 54세 이하가 52.39%(416명), 55세 이상이 32.74%(260명)의 분포를 보인다. 이는 지난 3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보도 자료와 비슷한 수치다(대학교육연구소 '대학 전임교원 3명 중 1명 10년 내 정년퇴임' 참고).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교수의 정년을 65세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즉, 우리 대학의 전임교원도 10년 내 3명 중 1명꼴로 정년퇴임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1980년대 도입된 '졸업정원제'는 교수사회 고령화의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정부는 졸업정원제를 이용해 입학생을 늘렸고, 자연히 교원의 숫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채용된 전임교원은 1만 2,000여 명이며, 당시 채용된 많은 인원이 현재는 60대 초중반의 나이를 가진 교수가 됐다는 게 해당 제도가 전임교원 고령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다시 말해 학생 수의 증원에 따라 대학이 교원의 숫자를 대거 늘린 것이 교수 고령화 현상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신규교원 임용이 원활하지 않은 대학가의 추세 역시 '교수 없는 대학'을 가속하는 원인이 된다. 지난 5월 한국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P)이 발표한 '전국대학 연구 활동 현황' 보고서는 30대 이하의 전임교원이 지난 2012년과 2016년 사이에 60대 이상 전임교원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보고했다. 전국 422개 대학 중 4년제 대학의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 조사에서 2016년 60대 이상 교수가 1만 3,803명으로 2012년의 8,416명보다 5,387명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30대 이하 교수는 8,614명이었던 2012년에 비해 2016년에는 6,940명으로 1,674명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갈수록 커지는 전임교원 직급간의 연봉격차는 현재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교수신문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해당년도에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전국 224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전임교원 평균 연봉'을 비교한 바 있다(교수신문 '교수 연봉차이 두드러졌다... "비정년 트랙 운용이 원인일수도"' 참고). 이에 따르면 2017년 정교수 평균 연봉은 9,667만 원으로 2015년에 비해 78만 원 상승했다. 반면 부교수는 2015년보다 51만 원 하락한 7,572만 원을, 조교수는 67만 원 하락한 5,282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의 연봉은 해당 직급의 처우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젊은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조교수와 부교수 직급의 평균 연봉이 낮아졌다는 것은 곧 해당 직급에 대한 처우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는 말로 풀이된다. 

 교수사회의 문제는 곧장 대학과 학생에게 이어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55세 이상 전임교원들은 향후 10년 안에 대학을 떠나야 한다. 우리 대학의 경우 10년 내로 전임교원 260명(32.74%)이, 향후 5년간은 143명(18%)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이에 특정 연령대의 교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어 연구 활동이 단절 혹은 지연되거나 연구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학생의 학습권 질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세원(철학생명의료윤리학 2) 학생은 "전임교원의 고령화로 교수진이 줄어들면 대학 전체의 학업 분위기가 망가질 것"이라며 걱정의 뜻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학교에서는 재정 건전성 등을 이유로 전임 교원의 수를 줄이고 있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원 임용에 관한 거짓 소문들이 횡행하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려면 대학이 전임교원 충원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청한 K 교수는 "교원은 학생들의 교육 이외에도 연구 활동이나 학교의 행정업무를 해나가야 하는데, 이를 적은 숫자의 신임교원이 떠맡는 구조다 보니 그들이 매우 과도한 업무량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교원의 적절한 충원과 아낌없는 연구비의 지원은 대학에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현재 대학은 재정 충당 부분에 있어 제재를 많이 받다 보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대학의 존속을 위한 재정 확보와 학습·연구의 질 사이에서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는 게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전경 (출처=대외협력처 신부삼)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전경 (출처=대외협력처 신부삼)

 

조은아 기자
170960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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