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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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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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독자위원 (학생군사교육단)
김민수 독자위원 (학생군사교육단)

#1. 최근 스피닝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 A씨. 재밌는지 물어보는 친구의 물음에 A씨는 "화려한 조명, 신나는 음악과 함께 운동하니 온몸이 땀으로 젖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며 "아줌마, 아저씨, '외노자'까지 같이 듣는다"고 답했다. 스피닝 수업에는 동남 아시아계 남성이 함께 수업을 듣고 있었다. 

#2. 지하철을 타고 가던 B씨. 중심가로 갈수록 전동차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배낭을 멘 채 히잡을 쓴 동남아 '무슬림' 여성 2명이 B씨 앞에 서자 B씨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다. IS가 폭탄테러를 일삼고, 포로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뉴스가 빈번히 보도될 때였다.

 유럽국가와의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손으로 눈 양끝을 찢는 인종차별 제스처를 하는 상대국가 선수나 응원단을 종종 보곤 한다. '쳇, 너희가 뭐라고…' 

 그런데 문득 몇 개월 전 일이 떠올랐다. 앞선 사례의 A, B씨는 바로 필자 본인이다. 같이 스피닝 수업을 듣던 동남아 남성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근거는 없었다. 오가며 고작 인사 몇 번 나눈 게 전부다. 인근 대학의 유학생이거나 기업의 주재원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도 단순히 우리나라에 여행 온 관광객이었을 가능성이 큰데, 그녀를 테러리스트로 지레 간주하는 큰 실례를 저질렀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으로, 나의 편견은 인종차별 제스처를 하는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변과 각종 논문, 언론의 보도내용 등을 종합했을 때, 우리의 차별적 시각은 한국보다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에게 특히 심한 것 같다. 최근 발생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해사건 초기에 인터넷엔 '범인 조선족 아니냐?'는 댓글이 많이 있었고, 난 이에 수긍했다. 서양인과 결혼한 다문화 가정을 보며 매매혼을 생각하지 않지만, 동남아인과 결혼한 다문화 가정을 보는 시각은 같지 않다. 이들 나라에서 온 유학생은 우리의 편견을 통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느새 '좀 사는 집' 자제가 돼 있기도 하다. 이들 나라보다 조금 더 국민소득이 높다고 해서 우리 마음속에 그들을 무시하는 편견의 '졸부 근성'이 자란 것은 아닐까.

 지난 동아대학보에서는 '어서와, 유학생은 처음이지?'라는 기사를 통해 2018년 현재 우리 대학교에는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있다는 사실과 그들을 향한 배타적인 시각에 대해 다뤘다. 매일 교내를 오가며 그들을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알면서도 혹은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표현했던 외국인에 대한 모든 차별적 언동을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반성한다. 전향한 전직 인종 차별자로서 부끄럽지만 한 말씀 제안 드린다. '찢어진 눈' 등 우리를 향한 유·무형의 차별, 편견과 조롱 섞인 시선에 마음껏 불편해하자. 이웃 나라의 혐한 정서도 마음껏 비판하자. 동시에 스스로 '똥 묻은 개'의 입장은 아니었는지 냉정하게 돌이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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