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그 책| 절망에 빠진 당신을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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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주 기자
  • 승인 2018.11.1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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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출처 = 예스24
출처 = 예스24

가끔 인생에 대한 회의가 찾아오는 시기가 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들리지 않고 시간이 해결해줄 거란 말도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회의감에서 벗어날까? 기자는 그럴 때면 일부러 다양한 친구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존재가치를 스스로 각인시키면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다 보면 주변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고 다시 힘차게 살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다. 아마리 역시 그랬다.

 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하야마 아마리, 예담, 2012)는 절망에 빠졌던 작가 본인이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수필이다. 이 책은 1046:1의 경쟁률을 뚫고 '제1회 일본 감동대상'을 거머쥐었다. 저자이자 작품의 주인공인 '아마리'는 사실 필명이다. 아마리란 일본어로 '나머지' 또는 '여분'이라는 뜻인데, 이를 주인공의 이름으로 함으로써 1년 남은 여분의 삶을 더욱 강조한다. 작품 속 아마리는 70kg이 넘는 체중과 못생긴 외모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후 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좁고 허름한 원룸만이 아마리에게 허용된 유일한 공간이며 매일 그곳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아마리는 스물아홉 생일, 아무도 없는 작은 방에서 떨어진 케이크 조각 하나에 집착하는 본인의 모습에 절망과 비참함을 느낀다. 뚱뚱하고 보잘것없는 본인의 모습을 보고 목숨을 끊기로 다짐하지만 자살할 용기마저 없음을 깨달으며 쓸쓸히 자신의 생일을 축하한다. 

 끝없는 우울감에 빠져있던 그는 우연히 한 TV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무심코 봤던 TV 속에는 끝없이 펼쳐진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 장면에 심취한 나머지 아마리는 1년 후 생일에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밤을 보낸 후, 전 재산을 걸고 도박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러고 나서 깔끔하게 목숨을 끊겠다고 다짐한다. 이 일생일대의 결정은 아마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 

 마지막 순간까지는 단 1년의 시간만이 남았고 라스베이거스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 필요했다. 아마리는 평소라면 엄두도 못 냈을 호스티스와 누드모델에 도전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을 위한 그의 간절함과 집념 덕분이었다. 그는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호스티스, 주말에는 누드모델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돈을 모아야 한다는 집념이 그를 부지런하게 만든 것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마지막 날이 다가올수록 불안해졌지만 불안함이 그의 굳은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모아 라스베이거스에 가겠다고 결심했던 그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점차 느끼게 된다. 또 외톨이인 줄 알았던 그는 호스티스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중한 친구도 생겼다. 아마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결국 1년 뒤, 아마리는 라스베이거스로 떠났다. 그리고 전 재산을 '블랙잭'에 투자한다. 1년 전 좁은 방에서 혼자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과 꿈을 이뤄내는 순간이었다.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그래서 오늘 이 만찬을 계기로 다시 나의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어."(p.77)

 모든 꿈을 이루고 서른 살이 된 아마리는 죽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진짜 목숨을 끊지는 않았다. 

 대신 이전에 보잘것없던 아마리를 죽이고 그날부터 새로운 아마리로서 삶을 시작한다. 아마리가 죽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이루고자 하는 새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까지 하루하루가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노력하며 살 것이다. 절망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 노력한다면, 우리도 아마리처럼 뭔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다. 죽는 순간까지 내일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단 6일을 위해 1년을 살았고, 삶을 끝내기 위해 6일을 불태웠으니까. 앞으로 나의 인생은 천금 같은 오늘의 연속일 테니까."(p.214)

아마리가 반한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밤 풍경(출처 = 트립알고가자)
아마리가 반한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밤 풍경(출처 = 트립알고가자)

김봉주 기자
1825008@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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