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전시 부담 … 우리 대학교는 안녕하신가요?
졸업 전시 부담 … 우리 대학교는 안녕하신가요?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8.12.0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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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계열인 김아무개 학생은 4학년이 돼 고민이 깊어졌다. 취업도 취업이지만 당장 졸업작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들도 어학성적, 시험, 논문 등을 준비하는데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데 웬만한 등록금만큼의 비용이 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지난 9월 전국 26개 예술대학 학생회가 모인 예술대학 네트워크는 "전국 예술전공 대학생들이 과도하게 등록금을 내고 있다"며 등록금 인하 및 등록금 결산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등록금이 높은 예체능·이공계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과 자체적으로 혹은 대학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졸업전시에 지출되는 비용 또한 각 학과와 전공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 사정은 어떨까.

 우리 대학 패션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A 학생은 6개월간의 졸업작품 제작에 들인 비용만 200만 원 안팎이다. 학과 특성상 졸업작품전에서 패션쇼가 필수기 때문이다. 패션쇼를 하게 되면 △패션쇼장 임대 및 도록제작 △모델 △연출 비용이 들어간다. 이에 타 대학의 경우 작품제작을 제외한 패션쇼 연출을 외부 이벤트 업체에 일임하는 경향이 있어 졸업작품전을 위한 지출비용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경우, 패션쇼 연출에 관한 모든 부분을 학생들이 직접 수행하고 있어 도록 및 연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외에 학과에서 △촬영비용 △각종 인쇄물 △소모품 등을 지원하고 기업과 협력해 무대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학과차원에서 비용을 절감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학생들의 부담을 완전히 덜어내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작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학생이 사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A 학생은 개인별 작품제작비 외 전시장 대관이나 무대 설치에 필요한 졸업준비금도 50만 원 가량 지출했다. 그는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린다"며 "학교 측에서 재료비 지원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신영(패션디자인학) 교수는 "본 과에서는 졸업작품전이 4학년 교육과정의 최종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인 동시에 가장 심화한 교육으로 본 과가 목표로 하는 실무인재양성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며 "앞으로도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졸업작품 패션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과도 예외는 아니다. 이공계열 학과도 적지않은 졸업준비금을 내는 건 마찬가지다. 20~30만 원 선으로 책정되는 졸업준비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관료다. 그 외에 전시부스 및 전시설치 장비 구매나 모형 용달에 비용이 든다. 

 이에 우리 대학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부터 산업디자인학과는 졸업전시회를 간소화했다. 대학 졸업전시회가 기업 인사들이 방문해 취업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가는 장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산업디자인학과의 졸업전시회는 세 달여 소요되던 전시준비가 3주 만에, 3~4일이 소요되던 전시세팅이 서너 시간 만에 끝났다. 하지만 3,000~4,000만 원 정도의 졸업준비금이 들었던 이전 전시와 돈 한 푼 안 들인 올해 전시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고가의 외부 전시장 대신 규모를 줄여서 우리 대학 석당미술관과 학과 공간에서 개최했고, 전시를 위해 일회성으로 소모되던 많은 비품을 학과 비품으로 활용했으며, 지나치게 두껍던 도록도 크기, 장수, 부수를 줄여 최대한 효율적으로 제작했다. 

 신재욱(산업디자인학) 교수는 "새로운 변화에 학생들이 무척 잘 대응해 첫 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회고를 통해 앞으로는 더 개선해 갈 예정"이라며 "간소화된 졸업전시회 문화정착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과마다 졸업전시 관련 문화와 특성이 매우 다르므로 학생들의 목소리 또한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졸업전시 간소화'가 공론화됐을 때, 일부 학생들은 '비용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예년처럼 전시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신 교수는 "비용이 지나치다고 옳지 않은 전시회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전시를 위해 구성원들이 상황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것이고, 경제성에 대한 노력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링크플러스사업단 현장실습센터에서는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 교과목을 통해 시제(작)품 등을 위한 실험·실습비를 지원한다. 3인 이상 팀을 구성했을 시 팀당 최대 30만 원의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2인 최대 20만 원) 지원항목에는 △재료비 △인쇄비 △수용비 △회의비가 포함된다. 하지만 개인이거나 링크플러스사업단 참여학과가 아닌 경우는 신청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박준영 담당자는 "현재 많은 학생이 졸업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캡스톤디자인을 진행 중이며 재료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혁(조경학 4) 학생은 "졸업작품을 만드는데 인쇄비로 26만 원을 지출했지만 캡스톤 디자인을 통해 실습비를 지원받았다"며 "학생들이 캡스톤디자인을 통해 비용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간소화한 산업디자인학과의 졸업전시회가 석당미술관에서 열린 모습이다.
올해부터 간소화한 산업디자인학과의 졸업전시회가 석당미술관에서 열린 모습이다.

 

강주희 기자
171424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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