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처우 개선안, 8년 인고 끝에 현실화되나
시간강사 처우 개선안, 8년 인고 끝에 현실화되나
  • 조은아 기자
  • 승인 2018.12.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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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발효 앞두고 대학가 반응 '들썩' ··· 우리 대학 대응 방안은 언제쯤?

일명 '시간강사 처우 개선안'이라 불리는 '고등교육 개정 법안'이 내년부터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법안이 그 효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0월 10일 본 개정안으로 발의된 이번 법안은 지난 8년간 4차례나 미뤄져 왔던 개선안들 가운데 최초로 강사·대학·정부 3자가 모두 합의한 안건이다. 지난달 15일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하며 사실상 내년부터 시간강사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정 법안은 △학기 단위 계약인 시간강사의 임용 기간을 1년 이상 최대 3년으로 보장할 것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할 것 △임용은 반드시 서면계약으로 진행할 것 △강의가 없는 방학에도 대학이 계약 중인 강사에게 임금을 지급할 것 △시간강사의 소청 심사권을 보장할 것 등이 명시돼있다. 

 시간강사는 소속 없이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강의를 도맡는다고 해 일명 '보따리 장사꾼'이라 불린다. 그들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시간강사는 그동안 '대학 사회에서 노동 권리에 가장 취약한 계층' 중 하나로 분류돼 왔다.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고(故) 서정민 박사가 열악한 처우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강사들의 노동 권리를 보장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1년 대학 강사의 교원 지위를 인정하는 유예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들의 노동 권리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듯했으나, 그동안 대학의 재정 부담과 그에 따른 시간강사 대량 해고 우려 등을 이유로 개정안의 합의는 8년 동안이나 미뤄져 왔다.  

 지난 8년간의 우려는 여지없이 현실로 나타났다. 개정 법안이 그 효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일부 대학에서 시간강사 줄이기에 나섰다는 소문이 족족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고려대 대외비 문건'이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해당 문건은 명시된 대응 방안으로 △현행 학과별 졸업학점 축소 △강의 통폐합을 통한 대형 강의 체제 확대와 전반적인 강좌 수 감축 △비정년 트랙 강의 전담 전임교원 채용 등을 계획하며 '시간강사 채용 극소화'의 목적을 분명히 나타냈다. 또한 지난달 22일에는 한양대가 시간강사들에게 내년부터 재계약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이메일로 통보한 것이 드러났다. 배재대는 올해 2학기 핵심 추진업무 내부 발표 자료에서 내년 강사법 시행으로 인한 추가 강사비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교원 초과 시수 무제한 허용 △계열 내 유사 교과목 동일 교과목 지정 △최소 수준 강사 운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대학의 대응 방식은 결국 강사의 노동권을 보장하겠다는 개정 법안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심각하게 침해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강사가 아닌 다른 대학 내 비정규 노동자의 문제로도 이어질 악순환의 위험부담이 크다.

 대학은 정부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수입은 묶어놓은 채 지출만 늘리라고 한다며 정부의 법안 처리 방식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사립대학총장협회는 지난달 23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시행에 따른 재정확충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대학의 불만에 교육부는 "현재 강사법이 완전히 통과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 배정, 법안 시행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대응 방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예산이 배정되면 대학에 희망적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강사법 시행에 따른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우리 대학교 H 강사는 "시스템의 존속을 위한 비정규직으로의 인원충당과 그에 따른 문제는 비단 대학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시간강사는 노동자로서 4대 보험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특히 우리 대학과 같은 지방 사립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국립대보다 현저히 낮은 강사임금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의 '2018년 6월 대학정보공시 결과 발표'에 따르면 국·공립대학의 강사 강의료 평균은 7만 2,100원인 것에 비해 사립대학 평균은 5만 4,3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는 열악했기 때문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재정 부담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마냥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수업의 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개정안은 아직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세부사항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는 좀 더 논의해 봐야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학생들의 더 나은 수업권 보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학 내에는 시간강사뿐만 아니라 겸임, 초빙 교수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전임 교원도 있다. 그들의 계약 형태와 지위는 다르지만, 학생들의 좀 더 나은 수업권을 보장하고 함께 소속된 대학을 발전시키자는 목표를 가진다는 것에서 대학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이자 공동체"라며 "대학의 구성원 모두가 서로 협력하여 상생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대학은 아직 시간강사 처우 개선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처는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 중에 있는 사항은 없다"며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안 대응에 관련한 명확한 부서가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170960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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