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의 「장애인차별금지 이행 실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장애 보조 설비 현황은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설치율 55.8% △승강기 내외부 점멸등·음성신호 안내 56.8% △시청각 경보시스템 설치율 25% 등에 그쳤다.
우리 대학교는 지난해 장애인고용공단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 우리 대학과 동아대병원에 재직 중인 장애인 수는 총 29명이며, 우리 대학 및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은 승학캠퍼스(이하 승학캠) 17명, 부민캠퍼스(이하 부민캠) 8명으로 총 25명이다. 과연 우리 대학은 장애학생들이 이동하기 적합할까?
우리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따르면, 캠퍼스 곳곳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장애학생이 가장 많이 재학 중인 승학캠의 대학본부 및 인문대 건물 입구와 학생회관 입구 등 일부 구간은 표준형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으며 그 외 구간은 진입로 바닥에 유채색 페인트칠이 돼 있고 모든 건물 출입구 주변은 평지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건물 출입구 또는 승강기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 하고 있다. 우리 대학 건물 중 약 50%는 장애학생의 수직이동 시 어려움이 없도록 승강기가 설치돼 있으며,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을 갖추고 있는 곳은 약 60%다.
"당연히 불편하죠"
익명을 요구한 우리 대학 장애학생도우미 A 학생은 장애학생과 학내를 이동할 때 불편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A 학생은 "언덕이 많은 우리 대학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등·하교하기에 너무 힘들다. 옆에서 도움을 주는데도 넘어질 뻔한 적이 많았다"며 우리 대학이 장애인이 다니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숙사를 오고 가는 것이 제일 불편하다. 승학1관 기숙사 건물은 산악 지형인 캠퍼스 안에서도 가장 고지대에 있어 이동하기 힘들다"며 "강의실을 갈 때도 건물 구조상 계단이 많아 힘이 든다.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은 일반 학생이 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줄이 너무 길 때는 걸어 올라갈 수가 없어 한참을 기다리다가 겨우 강의실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장애학생을 위한 시설이나 배려에 대해 우리 대학에 바라는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A 학생은 "저희가 소속돼있는 예체대 건물은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주면 좋겠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한 차량 지원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장애학생지원센터 담당자는 "평지인 부민캠과 달리 (승학캠은) 지형상 언덕이 많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장애학생을 위한 차량 지원은 없지만, 이동 도우미를 통해 장애학생의 캠퍼스 및 기숙사 이동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더하여 장애학생이 겪는 건물 구조상의 문제에 대해서 "엘리베이터 설치 및 노후화된 건물 개·보수는 우리 대학 마스터플랜 사업을 통해 단계별로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 대학은 마스터플랜 사업의 일환으로 예체대 1관·2관 및 승학 2관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강주희·우수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