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선배님,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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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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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서(정치외교학 '18 수료) 독자위원
임정서 독자위원
(정치외교학 '18 수료)

"자네, 여기 아는 사람은 있나?" "예, OOO 씨 소개로 왔습니다." 경제 호황기였던 80년대 한국에서는 소위 '다리 놓기'를 통해 입사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지금처럼 반드시 고위급 임원의 친지나 지인이 아니더라도 그때는 그런 방식의 입사가 가능했다. 지금의 대기업 경쟁률을 생각해보면 꿈만 같은 얘기지만, 당시엔 그런 현상에 대해 직접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무한경쟁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기회의 평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그러한 행위들은 고용세습이나 채용 비리 혹은 적폐라는 이름으로 단두대에 올랐다. 더는 뿌리 깊은 연고주의에 의해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없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변화를 이끈 것이다. 최근 필자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참석한 회식 자리 배치 논란에서 이와 비슷한 흐름을 읽어낼 수 있었다. 오랫동안 굳혀져 온 조직문화에 대한 인식이 새 바람을 타고 과도기에 들어선 것이다.

 지난달 중순경 오 시장의 SNS에는 시청 및 산하 사업소 용역 근로자들과의 회식 사진을 포함한 글이 게시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속 여직원들의 자리 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를 시작으로 여론이 들썩였다. 많은 이들이 자리 배치가 윗선의 의도였다면 이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문화에 따른 폐단이며, 시장 본인도 이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상명하복식 기업문화가 과거처럼 여전히 암묵적 지지를 얻고 있었더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반응이다. 

 필자는 이러한 '불편함'을 매우 긍정적인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는 위계를 이용한 불합리한 지시가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뭉쳐야 산다'를 중시하는 회식문화에서 힘없는 개인이 겪어야 하는 희생이 주목받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불편은 그저 작은 불만으로 치부됐을지도 모른다. "별걸 다 문제 삼네"라는 분위기 속에서 여성 부하직원은 응당 옆자리에서 술을 따라야 할 것이고, 남성 부하직원은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선배의 말에 원치 않는 맞장구를 치며 웃어야 할 것이다. 

 부조리한 현실은 언제나 용기 있는 이들이 내보이는 불편함에 의해 바뀌어왔다. 그렇게 이뤄낸 변화로 인해 지금 우리가 누리는 혜택은 생각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불편하냐"는 핀잔이 아닌 지지와 동조다. 정당한 분노에 대한 다수의 지지가 뒤따를 때 문화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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