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 평지를 등반하다 - 장애체험기
|취(取)중진담| 평지를 등반하다 - 장애체험기
  • 우수현 기자
  • 승인 2018.12.0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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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까지 수십 번을 고민했다. 비장애인인 기자가 고작 몇 시간의 장애체험으로 장애인의 고충을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해서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조금이라도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몸소 느껴 보는 것이 기자의 글을 읽는 장애인 독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아침 일찍 서부 보건소에서 수동 휠체어를 대여해 오전 시간동안 휠체어를 타고 부민캠퍼스를 이동하고 지하철을 이용해봤다. 제일 처음 봉착한 난관은 계단도 턱도 아닌 '휠체어 이용' 그 자체였다. 몸무게와 휠체어 무게를 양팔로 밀며 이동해야했다. '평소 힘이 좋다는 말도 많이 듣고 바퀴가 있으니 그렇게 힘이 들지 않겠지'라는 기자의 생각은 정말이지 오만했다. 평소라면 두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갔을 평지를 그날은 휠체어를 타고 등반하는 것만 같았다. 휠체어를 끌어주는 보호자가 없으면 장시간 운전하기엔 힘이 많이 부칠 것 같다. 두 휠체어 손잡이를 적절히 이용해 방향을 트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턱'이었다. 높은 턱도 아닌 고작 1cm 남짓한 턱이었다. 당시 휠체어를 타고 부민캠퍼스 일대를 돌아다녔던 기자에게 그 1cm는 '고작'이 아니라 '고난'이었다. 일반 평지를 다닐 때도 힘에 부쳤는데, 1cm의 턱을 넘을 때면 몇 배의 힘을 더 실어야했다. 이동 중 조금이라도 튀어나오거나 푹 꺼진 부분이 있으면 속도를 줄이고 조심해서 가야했다. 그리고 건물과 건물을 이동할 때도 높은 턱 때문에 먼 길로 돌아가야 했다. 실제로 부민캠퍼스 국제관에서 사회과학대학 건물로 이동할 때 가까운 경로는 계단을 이용해야만해서 석당박물관 쪽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지하철로는 1호선 토성역에서 하단역까지 가봤다. 높고 작은 턱이 있는 캠퍼스를 이동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수월했지만 제일 큰 고역은 붐비는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었다. 토성역은 탑승할 때 열차와 승강장 사이가 넓었고, 뒷바퀴에 비해 앞바퀴가 매우 작은 휠체어로 탑승하려면 위험했다. 뒤에서 보호자가 발판을 밟고 앞바퀴를 들어주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약 3시간 동안의 장애체험 중 기자가 놀랐던 것은 휠체어 이용의 힘듦도, 1cm의 턱이 1m 같았던 것도, 불안한 열차 탑승도 아니었다. 바로 많은 사람들의 배려였다. 처음엔 아무도 관심이 없어 보였으나 좁은 길에서는 먼저 길을 양보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승강장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가라고 양보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장애물에 막혀 길을 가지 못하고 있을 때 직접 달려와 아무 말 없이 장애물을 치워주는 사람도 있었다.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따뜻한 작은 배려들이 있었다. 장애인들이 바라는 것은 동정이 아닌 배려라는 것 또한 느꼈다. 장애인들의 불편함에 손을 뻗지 못하는 당신은 그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작은 배려로 비장애인들과 장애인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소망한다.

우수현 기자
170018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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