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 부디 제대로 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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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아 기자
  • 승인 2019.03.04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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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기성 언론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대학 재학생의 총학생회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라는 제목이었다. 설문 문항을 살피다가 문득 현재 총학생회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이유를 묻는 문항에 시선이 쏠렸다.

 △구조상 학교의 의사결정(총장 선출과 예산 심의 등)에 참여할 수 없어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 △총학 관계자의 비리 행위 혹은 역량 부족 △운동권에 대한 염증 △스펙 쌓기, 취업 준비 등 '먹고사니즘'이 바빠서 △민주화운동, 등록금 투쟁 등 핵심 어젠다 부재로 인한 동력 상실 △학교 당국의 조직적 총학 활동 방해 등. 조사자가 꼼꼼히 적어 내렸을 문항들은 오늘날 대학 내 학생사회의 현실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적어도 필자는 그 모든 문항에 절절히 공감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왜 생겨났을까. 오랜 시간 고민 끝에 필자는 '제대로 된 연대의 부재'로 결론 내렸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연대가 필요하다. 독재 정권을 타도하고 민주화를 쟁취한 열사들이, 가해자의 핍박에서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온 피해자에게 '나도 그래'라며 손내밀어준 용기가 이를 말해준다. '나'를 위한 고민만큼이나 '우리'에 관한 고민도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대학 내 학생사회도 다르지 않다. 총학생회를 포함한 학생자치기구는 학생들의 의견을 조직적으로 모아 대학과 사회가 이를 반영하도록 하는 것에 그 핵심이 있다. 이 핵심은 우리에게 필요한 연대 의식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제대로 된 연대 의식이 우리에게 있다면 대학 당국의 일방적 행정 처리에 대항할 수 있을 거다. 또한 학생자치기구 관계자의 비리 혹은 역량부족을 정당한 근거로써 지적할 수 있을 것이며, 학생의 의견이 반영돼야하는 핵심 어젠다를 발견하고 이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조리한 일이 있다면 익명에 기댄 SNS속에서 무분별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목소리로 이를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은 '나'가 아닌 '우리'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지독한 연대 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현재 학생사회가 침몰한다는 위기론은 이러한 연대 의식의 부재에서 나온다. 구성원이 아닌 소비자로 전락한 학생과, 학생을 대표한다는 무게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학생자치기구가 소모적인 마찰을 빚는 현재의 상황 또한 그러한 이유에서다.

 최근 우리 대학 내 학생사회의 행보를 보면, 우리 또한 필자가 제시한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호소한다. 더 나은 우리를 위해, 부디 제대로 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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