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밖 구덕캠, 봄날은 언제쯤
관심 밖 구덕캠, 봄날은 언제쯤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4.01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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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캠퍼스 정문 쪽,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구덕캠퍼스 정문 쪽,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달 7일 우리 대학교는 기존 24시간 개방하던 구덕캠퍼스(이하 구덕캠) 의학도서관 자유열람실을 평일 9시-17시 운영 및 주말·공휴일 휴무로 개실 시간을 변경하고 공지했다. 이는 경비원 감축으로 인한 결정이었으나 다른 캠퍼스에 비해 학습공간이 부족한 구덕캠 학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갑작스러운 열람실 이용시간 변경에 지난달 13일 의과대 학생회는 입장서를 발표하고 학교 측에 전달했다. 학생회는 성명서를 통해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각성과 학습권 보장 및 복지개선을 요구했다.

 김준원(의학 2) 의과대 학생회장은 "그동안 구덕캠 학생들은 (구덕캠에) 적은 인원이 다니고 있고 협소한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학교의 이러한 처사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학습권마저 빼앗길 순 없었다"라며 "(성명서를 쓰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열람실 이용시간 변경이 맞지만 학교가 구덕캠에 신경 써주길 촉구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달린 문제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점에 대해 지적하며 "이후 변경된 열람실 이용 시간도 갑자기 공지 받았다. 학교 측의 이런 일방적인 통보식 행정은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지난달 14일 학교 측은 의학도서관 자유열람실 개실 시간을 매일 자정까지로 변경했다. 도서관 학술정보지원과장은 "열람 환경 개선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운영시간 축소 안이 시행돼 이용자의 불편과 민원을 초래하게 됐다"며 "순찰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쾌적한 학습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람실 시간 변경 후에도 학생들의 불편이 모두 해소된 건 아니다. 의과대 학생들은 매주 있는 주초고사를 위해 시험 전날 새벽까지 공부하는 실정인데 변경된 개방시간에 따르면 새벽에는 열람실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동훈(의학 2) 의과대 부학생회장은 "캠퍼스 내에 학습공간도 부족하고 근처에 마땅히 공부할 곳이 없다"며 "결국 열람실 시간이 변경되긴 했지만 (이번 일로) 학생들 마음이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구덕캠에는 의과대와 간호대가 있으며 학생 수는 모두 700여 명이다. 의과대는 의예과 2년 수학 후 의학과에서 4년을 다니게 되며, 의학과 3·4학년이 되면 본과 실습생이 돼 병원으로 실습을 나가게 된다. 다른 단과대에 비해 학교를 다니는 기간이 약 2년 정도 더 걸리는 것이다.

 의과대 학생들은 매주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 유급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강의가 끝난 오후부터 공부할 공간이 꼭 필요하다.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수업이 끝나는 의학과 1·2학년 학생들과 전용 강의실마저 존재하지 않는 3·4학년 실습생들은 학습 장소를 잃은 셈이다. 부민캠·승학캠의 경우 과제도서관이나 중앙도서관 또는 강의가 끝난 빈 강의실을 활용해 자습할 수 있지만, 구덕캠의 경우 의학과 1·2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만 일부 강의실에서 자습할 수 있고, 간호대 학생과 본과 실습생은 주로 의학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해왔다.

 개강 후 학교의 일방적인 열람실 이용단축 공지에 학생들은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하나둘 터트렸다. 우리 대학 홈페이지 '교육환경 개선 제안'에는 구덕캠 학생들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해달라는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노후화된 건물 리모델링 △학생식당 폐쇄 후 대안 요구 △건물공사 소음·먼지 개선 문의가 다수다. 

 지난 2016년, 우리 대학은 재활요양병원을 지으며 구덕캠 강당과 학생식당을 폐쇄했다. 이후 학교 측은 동아대의료원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식당 공간협소 △수업시간에 따른 점심시간 제한 △병원 직원들과의 이질감 등으로 인해 학생들은 이용을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구덕캠 학생들 수가 적어 식당 혹은 소비조합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간호학과 학생은 "캠퍼스 밖으로 나가봐도 주변 식당이 변변찮을뿐더러 한 끼 식사가격도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편이다. 특히 구덕캠 기숙사는 기숙사식이 없어 끼니를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하여 "의료원 공사 중 생기는 먼지와 소음도 견디고 있다"며 "구덕캠이 복지나 교육환경 여건이 다른 캠퍼스에 비해 소외됐음을 많이 느낀다"고 토로했다.

 구덕캠 단과대 건물 외벽은 곳곳에 금이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뿐만 아니라 즉각적 보수가 이뤄지지 않는 내부시설도 문제다. 의과대학강의동 2층 엘리베이터는 바닥 한 쪽이 모두 깨져 수리를 위해 박스로 덮어놓은 상태다. 또한 화장실에 양변기를 사용하는 부민캠과는 달리 구덕캠은 수세식 변기가 더 많다. 특히 의과대학 강의동은 남녀화장실마다 양변기가 하나거나 없는 곳도 있다. 현재 의과대학 강의동은 학교 측으로부터 양변기 교체를 답변 받았지만 교체시일은 불확실하다. 

 김준원 의과대 학생회장은 "앞으로 학생들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불편 사항은 학교 측과 개선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조율할 생각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구덕캠퍼스 의과대학 앞, 낡고 위태로운 건물.
구덕캠퍼스 의과대학 앞, 낡고 위태로운 건물.

강주희 기자
171424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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