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하고 '질 좋은' 일자리가 강의실 불 끄기?
'지속 가능'하고 '질 좋은' 일자리가 강의실 불 끄기?
  • 김아현 기자
  • 승인 2019.04.0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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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량 채우기에 지나지 않는 공공일자리 활성화

 

벚꽃이 만개한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일대
벚꽃이 만개한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일대. 사진 = 박유진 기자

지난해 10월, 정부는 '고용시장 살리기'란 취지 아래 단기 공공일자리 5만 9천 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청년과 취약계층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공일자리는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정부는 2개월 동안 △거점대 40명 이상 △지역중심대 30명 이상 △교대 및 전문대 20명

이상을 '빈 강의실 불 끄기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국립대의 공공일자리 실태를 점검해본 결과 △학생들의 적은 호응 △적은 지원자 △공공일자리에 필요성 못 느낌 등 일부 학생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리포트+] "세금 낭비 같아요"… '빈 강의실 불 끄기' 공공알바, 누구를 위한 일자리(SBS, 2018.11.13) 참고).

 사립대인 우리 대학교는 공공일자리 활성화가 필수는 아니다. 대신 몇몇 교내 근로가 공공일자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지킴이 활동(교내 건물 빈 강의실 소등 및 무분별한 냉난방기 사용 확인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DVD 대출 및 정리 △트레이닝실 기계 기구관리 등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내 근로가 할당량 채우기에 지나지 않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일자리란 지적이 있다.

 현재 승학캠퍼스에 재학 중인 A 학생은 "에너지 지킴이 활동은 학생들이 평소 생활습관을 조금만 개선한다면 필요 없는 일자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에너지 지킴이 활동 근로장학생 모집 시 학교에서 남자 4명, 여자 1명의 비율로 뽑은 것에 대해 A 학생은 "공공일자리가 학생들의 호응이 적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에너지 지킴이 활동 근로자를 남자 위주로 뽑는지 이해가 안 간다. 기준을 더 완화해야 학생들의 참여율도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진로와의 연계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외부 아르바이트에 비해 적은 노력으로 돈을 벌 수 있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대학 박은송(환경공학 4) 학생은 "교내 근로는 바쁜 학교생활 가운데 학생들의 프린터 사용 돕기, 간단한 서류 정리 등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돈을 벌 수 있어 좋다"며 "학생들의 시간표도 고려해주고 시험 기간에도 최대한 지장 가지 않도록 해주는 편이어서 학과 진로와의 연계성이 떨어질지라도 비교적 만족한다"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정부의 공공일자리 활성화에 관한 논의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대부분이 지속 가능성 없는 단기 일자리 창출 대책만 내놓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더하여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지속 가능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면서 공공기관에 최근에 만들어졌다는 일자리가 풀 뽑기, 짐 들어주기 등"이라며 "짐 들어주기 같은 일자리가 어떤 경력과 경험이 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의원 "공공기관, 질 낮은 일자리 창출해" 비판'(스페셜경제, 2018.10.20) 참고). 

 A 학생은 "교내 근로 중 인력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 근로 활동은 머릿수를 채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일자리에 불과하다"며 "같은 시급을 받고 일하는데 이러한 정부 정책은 누군가에게는 시간 낭비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일자리 정책에 관해 학교 측에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는 아직 사립대에서는 공공일자리에 관한 명확한 지침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정책이 사립대까지 확대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아현 기자
1636004@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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