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허수아비 취급하는 대학 당국은 반성하라
학생을 허수아비 취급하는 대학 당국은 반성하라
  • 안다현 기자
  • 승인 2019.04.0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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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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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이 된다. 교수는 종이로 된 출석부를 들고 학생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에 스마트폰을 꺼낸다. 학생들도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교수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다. 교수가 '출석 시작합니다'라고 외친지 1분 뒤, 다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수업을 시작한다.

 지난 2017학년도부터 도입된 전자출결시스템으로 인해 만들어진 출석 풍경이다. 우리 대학교는 2017학년도 2학기부터 학생의 수업권을 이유 삼으며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 가지 더 바뀐 점이 있다. 시험 운영 방식이다. 시험 시간표가 수업 시간과 무관하게 짜였던 기존과 달리, 수업 시간에 시험을 치르도록 시험 운영 방식이 바뀐 것이다. 이는 부·복수 전공 학생들의 시험 중복 문제와 캠퍼스 간 이동 시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문제는 학생의 수업권을 위해 변경된 제도들이 2017학년도 2학기 개강을 일주일 채 남기지 않고 고지됐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수강신청을 이미 마친 상황이었으며 변경된 학사 공지에 대한 제대로 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혼란스러워했다. 당시 중앙운영위원회는 학교의 통보식 행정 처리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시행했고, 약 3,0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앞으로 학생들과 관련된 주요 행정 변경 시 학생 의견이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본지 1138호 1면 참고)

 그러나 지난달 학교의 통보식 행정 처리에 대한 문제가 다시 한번 대두됐다. 구덕캠퍼스 의학도서관 자유열람실 개실 시간을 급작스레 변경한 것이다. 이에 의과대 학생회는 학습량이 많은 간호·의과대 특성상 (수업이 마친 후에 이용 가능한) 열람실이 없는 것은 학습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어떠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학생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통보한 점을 각성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학교 측은 열람실 개실 시간 변경 공지를 띄운지 2주가 채 안 돼서 다시 한 번 열람실 개실 시간을 변경했다. 학생들과 충분히 협의 후 내린 결정이 아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가 학보사에서 학생 기자로 일한지 햇수로 3년차다. 학부 4년제에 재학 중임을 감안하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동안 필자는 갑작스러운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난 뒤의 학생들의 황당함을 취재했고, 학교 측에게는 '다음부터는 미리 공지하겠다'는 대답을 받아냈다. 그러나 항상 말뿐인 처사였다.

 대학은 하나의 사회다. 학생들의 손으로 학생 대표를 선출하고, 당선된 학생 대표는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일한다. 학생 대표는 지속적으로 학교 측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마땅하지만, 학생이 직접 나서야만 조처하는 대학 당국은 반성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서야 행동하는 행정 처리는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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