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당신과 나의 연결고리
커뮤니티, 당신과 나의 연결고리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5.07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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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 최윤지, 장하윤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 최윤지, 장하윤 기자

"왕은 왕비의 부정에 충격을 받아 매일 밤 처녀와 잠자리를 하고 날이 밝으면 그 처녀를 죽였는데, 셰헤라자데는 그러한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왕에게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매일 밤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흥미진진해서 왕은 그녀를 죽일 수가 없게 된다."

 이는 『아라비안나이트』(저자미상, 삼성, 2017)의 내용이다. 작자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설화를 모은 이야기로 '천일야화'라고도 불린다. 오늘날, 그 같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바로 '커뮤니티'다. 특히 '학내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은 대학 생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학교 내외의 여러 이슈를 접한다. 이제 그 이야기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당신의 손안에 '언제든지'

 '띠링' 핸드폰 배경화면에 알림이 뜬다. '어제의 HOT 게시물입니다'

출처 = 에브리타임
출처 = 에브리타임

알람시계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펼쳐지는 소통의 장. 그곳에는 당신이 어젯밤까지 몰랐던 이야기가 있다. "대박, 너 에타(에브리타임) 봤어?" "그건 잘 모르겠는데? 에타에 물어봐" 사람들은 익숙하게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글을 작성하고 댓글을 단다. 

 학내 커뮤니티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앱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은 시간표 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간표 이외에도 여러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강의평가 작성 및 열람 △학교생활 정보제공 등이 있으며, 학교생활 정보는 교내식당 정보는 물론 도서관·열람실·셔틀버스·학사일정·학사공지를 제공한다. 에타는 말 그대로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거듭나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 우리 대학교 학생 54명을 대상으로 '학내 커뮤니티 인식'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에브리타임을 이용하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가 94%를 차지했으며, 일일 이용횟수에 관한 문항에는 '2~3회'가 39%로 가장 높았다. 또한, 에타에서 주로 이용하는 기능을 묻는 질문(중복가능)에는 '게시판 열람 및 댓글작성' 및 '시간표 확인 및 수정'이 각각 77%와 88%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에타 내 학교 커뮤니티에서는 △자유 △홍보 △정보 △취업 △장터 등 기본 게시판이 있으며, 학교 인증 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비밀 게시판이 있다. 비밀 게시판은 글 작성자와 댓글 작성자 모두가 익명이다. 

 에타는 게시판 생성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창의력이 엿보이는 여러 게시판도 구경해볼 수 있다. 게시판별로 특색이 있으며, 그 특색에 맞는 내용을 공유한다. 취업·진로게시판과 홍보게시판에 올라오는 정보들은 진로를 설계하고 정보를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고물품이나 자취방을 구할 수 있는 장터·원룸 게시판은 활발하게 글이 올라오는 게시판 중 하나다. 책방 게시판에서 전공서적을 거래한 적이 있는 박소윤(경영학 2) 학생은 "에타를 이용해 저렴하게 전공서적을 구입했다"며 "아예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학교 학생이랑 거래해서 신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 책방 게시판의 모습
에브리타임 책방 게시판의 모습

 커뮤니티 내에서 베스트 게시물이 추려지기도 한다. 게시물의 경우, 공감 10개를 받으면 인기게시물로 자동선정 된다. 인기게시물로 선정되면 HOT 게시판에 게시된다. 하지만 신고가 누적되면 게시물의 내용과 상관없이 게시물 삭제와 사용자 제재가 이뤄진다. 모든 신고는 신고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되며 회원의 삭제요청은 불가능하다. 

 게시판에는 익명으로 언제든 게시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 수 있다.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나 학내외 이슈에 대한 토론뿐 아니라 연애나 고민 상담 등 사적인 이야기가 활발히 올라온다. 또한 다수의 학생이 에타의 장점을 '학내 소식을 알 수 있음'이라 응답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학생들이 에타에서 주로 접하는 정보는 무엇일까. 71%가 '학내사건· 사고'를 꼽았다. 이처럼 에타의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은 학내 다양한 이슈를 알리는 '소식통' 역할이다. 에타는 학교 구성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학내 주요 사안이 다뤄지는 주요 통로가 될 수 있었다. 

 일반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생회 측에서도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에타를 적극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김병남(도시계획공학 4) 총학생회장은 "최근에는 페이스북 및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보다 에타 같은 커뮤니티에 더 많은 건의사항이 올라와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간표 앱에서 소통의 장이 돼 버린 에타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한다. 다음 A학생의 사례를 보자.

 A학생은 전과를 한 후 학과 생활에 막막함을 느꼈다. 그러다가 에타 비밀게시판에서 '00과 전과생인데 같이 시간표 짜실 분 없으신가요'라는 게시글을 봤다. 쪽지를 보내자 단체 채팅방에 초대됐다. 그곳엔 에타를 보고 모인 00학과 전과생들이 있었다.

 이처럼 '커뮤니티에서 사람 만나기'는 더 이상 옛말이 아니다. 최근에는 '즉석만남' 게시판까지 만들어졌다. '내일 같이 점심 드실 분', '게임할 친구 구합니다' 등과 같은 친목 도모 게시글부터 '여사친·남사친 구함'이라는 게시글도 올라온다. 그뿐만 아니라 △공모전 팀원 모집 △전·편입생 정보공유 △밥 친구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람을 만나려 한다. 이들은 대부분 익명 쪽지를 통해 대화한다.

 익명을 이용해 현실에서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시판도 있다. '뽕나무숲'이라는 게시판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이다. 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글이 있는가하면 상대방을 성적으로 조롱하는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불건전한 만남을 위해 글을 작성하는 학생도 있고, 음담패설을 주고받을 쪽지상대를 구하기도 한다. 이에 '뽕나무숲' 게시판 관리자는 "불건전한 만남 지양이 게시판 방침이다"며 "상대를 조롱하는 게시글은 신고 후 삭제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최근에는 '소식통'을 넘어 학내 '신문고' 역할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익명의 힘을 빌려 학내 집단에서 일어난 비리를 고발해 이슈화하는 것이다. 그에 따른 입장서 및 사과문 또한 에타에 게시된다. 학생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의견을 표출하기도 하며 온라인에서 학내 민주주의를 실천 중이다. 오프라인보다 고발이나 의혹 제기가 쉬워졌지만, 그만큼 추측성 글이나 사실여부가 불확실한 글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활발한 커뮤니티인 것만 같아도 그 속에는 갖가지 부작용이 존재한다. 

 설문조사 중 '에타 이용 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익명남용 제재 △근거없는 정보 빠른 삭제처리 △여론몰이 금지 △비방글 제재 △과도한 게시판 수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에타의 단점 중 '각종 욕설·혐오·차별표현이 난무하는 게시물'을 단연 1위로 꼽았다. 에타에서는 욕설이나 혐오 표현, 성적인 표현도 가감 없이 쓰인다. 커뮤니티 이용규칙에는 욕설과 혐오글, 성적 비하를 목적으로 하는 게시글을 금지하고 있으나 인기 글을 모아놓은 게시판에서도 'X신', 'X발' 등의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에타 게시판 관리는 사실상 재학생 관리자들의 자정 능력에 기대고 있어 규제가 제대로 지켜지기 어렵다. 

 

하이유니브로 한눈에 보는 총학공지
하이유니브로 한눈에 보는 총학공지

 다양한 커뮤니티로 소통하기  

 '너 나 우리'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지난 2월 '하이유니브'라는 새로운 커뮤니티를 연동했다. 모바일 앱으로도 이용가능한 '하이유니브'는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편리하게 총학생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병남(도시계획공학 4) 총학생회장은 "하이유니브가 활성화되면 조금 더 빠르게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는 총학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유니브를 선택한 이유로 "학과별로 게시판이 있으며, 해당 학과 게시판에 글이 게시되면 어느 학과에서 일어난 문제인지 빠르게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하이유니브는 총학의 활동상황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대학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총망라한다. 이는 에타와 달리 △총학공지 △학교공지 △대나무숲 △대신 전해드립니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제각기 떨어져 있던 정보 페이지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것이다. 

"캠퍼스가 세 개로 나뉘어 있다 보니 
다른 캠퍼스 소식을 접하긴 힘든 것 같아요"

앱으로도 이용 가능한 동아유니브
앱으로도 이용 가능한 동아유니브

 우리 대학은 캠퍼스가 분리돼 있다는 특성 때문에 학과 간에 소통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예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학생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래서 생긴 것이 자체제작 커뮤니티 '동아유니브'다. 동아유니브는 2015년에 기존 동아대학교 커뮤니티의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운영주체가 우리 대학 재학생이며, 학교·학생회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다. 

 동아유니브는 △자유게시판 △셀프매칭(셀프 소개팅) △강의평가 및 자료실 △동아리 정보 등을 제공한다. 동아유니브에서는 게시판의 활성화를 위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학생들의 커뮤니티 참여율을 높여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동아유니브는 우리 대학 학생과 타대학 학생을 맺어주는 '동아큐피트'로 유명하다. 익명을 요청한 B학생은 "동아큐피트 신청 때문에 동아유니브를 알게됐다"며 "우리 학교에도 이런 커뮤니티가 있는 줄 몰랐는데 강의평가나 강의자료 등 유용한 정보가 많아 자주 들어가보게 된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171424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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