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행사, 참여율 저조에는 '어떻게'보다 '왜'에 주목해야
학과 행사, 참여율 저조에는 '어떻게'보다 '왜'에 주목해야
  • 박세현 기자
  • 승인 2019.06.0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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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과, 장학금 기준에 '학과 참여도' 추가
전공 성적에 영향 줘 어쩔 수 없이 참석하기도
승학캠퍼스 공과대학 전경  사진 = 신부삼(대외협력처)
승학캠퍼스 공과대학 전경 사진 = 신부삼(대외협력처)

최근 일부 학과에서 학생들에게 교내 행사에 참여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특히 행정학과의 경우 학과 장학금 지급 기준이 변경됐는데, 변경된 기준에 '학과 참여도'라는 항목이 추가돼 학생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변경 전 장학금 기준은 △정규토익 성적표 △국가장학금 신청 유무 △평생지도교수 상담완료 세 가지였지만 변경 후부터는 '학과 참여도'라는 항목이 추가됐다. 이는 올해 2학기 성적을 토대로 지급하는 2020학년도 1학기 성적장학금부터 적용된다. 

  '학과 참여도' 항목은 △취업특강 △학과세미나 △학과콜로키움 △다우림 △체육대회 △축제 등 학과장이 인정하는 학과 주최 행사에 매 학기 1회 이상 참여할 시에 성적장학금 대상자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장학금 지급 기준에 '학과 참여도'가 추가되면서 학생들은 앞으로 학과 행사 참여에 대한 부담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적장학금의 경우에는 학과 행사를 한 번 이상 참여하면 성적장학금 지급 조건을 갖추게 되지만, 교외장학금이나 동문회 장학금 등 교수추천이 필요한 장학금은 가산점 개념으로 학과 참여도 비중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적장학금 이외의 장학금 수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성적과 어학 점수뿐만 아니라 학과 행사 참여에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행정학과는 변경된 학과 장학금 기준과 함께 "체육대회부터 출석체크를 실시하므로, 참석하여 본인 자필로 명단에 사인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동아대학교 알림이'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이에 행정학과 학생들은 시간표 앱인 에브리타임 게시판을 통해 학과 참여도는 장학금 지급기준으로 채택하기에 너무 주관적인 척도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익명을 요청한 행정학과 재학생 A는 "체육대회를 앞두고, 일방적인 통보 방식의 장학금 기준 변경 공지에 당황했다"며 "타과도 학과 참여도를 장학금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복지과 장학팀 담당자는 "학과 장학금은 학과 재량으로 선발 기준을 정해 지급하는 장학금이지만 학교 측에서 학과참여도 반영을 지시한 바는 없다"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행정학과 이외의 학과들도 장학금 기준에 '학과 참여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학과는 학과장이 공지하는 학과공식행사 참석 1회당 가산점 0.01점을 부여하거나 학과주최행사, 평생지도교수 면담 등 학과 참여도의 10%를 장학금 지급 기준에 반영하고 있다.

  토목공학 학생들도 '산업시찰' 강제 참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산업시찰은 학과 전공과 관련된 산업 현장에 견학을 가는 것으로, 공과대 소속 대부분의 학과가 매년 시행하고 있는 행사다. 학내 커뮤니티에는 이 '산업시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과에서 학생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토목공학과의 경우 1박 2일 산업시찰을 2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으며 별도로 4만 원 상당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이 산업시찰에 불참하는 학생은 불참사유서를 제출해야 하며 교수가 불참사유서를 직접 심사해 전공과목 성적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을 통해 "학과장 교수가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4학년 학생들에게 4학년 2학기 전공 필수과목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산업시찰이 예정돼있는 날에 수업이 없는 학생들도 행사에 강제로 참석해야 한다.

  해당 학과에서는 고학년인 3, 4학년의 산업시찰 참여율이 저조하고 이들의 방관자적인 태도가 없어지길 바란다며 '강제적으로라도 참여하도록 구분해 차별화 하겠다'는 내용의 글도 학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또한 산업시찰에 참여한 3,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2학기와 내년 2학기에 토목종합설계 과목에서 가산점 5%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토목공학과 재학생 B는 "공강임에도 불구하고 참가비 4만원을 내고 1박 2일 행사에 강제로 참석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전공과목 성적에 불이익까지 주며 강제참여를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는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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