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는 누구의 것인가
캠퍼스는 누구의 것인가
  • 김장윤 기자
  • 승인 2019.06.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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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윤 기자
김장윤 기자

지난달 14일, 우리 대학 커뮤니티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승학캠퍼스 예체대 2호관에 위치한 남자휴게실에 타 단대 학생은 이용을 금한다는 안내문과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일은 꽤 비일비재했다. '예체대 1관 승강기를 이용하지 말라', '간호학부가 왜 부민캠퍼스에서 선서식을 하고 밥을 먹느냐' 등 수시로 커뮤니티에는 마치 학교가 캠퍼스나 단과대 별로 분리돼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실제로 정말 출입이 불가능할까? 기자는 논란이 됐던 예체대 2호관 남자휴게실을 직접 방문했다. 2층에 위치한 휴게실 옆에는 미술학과 학생회실이 있었다. 남자휴게실 출입문 앞에 붙어있었던 안내문은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대신에 출입문에는 '예술대 (여자, 남자) 휴게실 내에서 흡연을 하는 경우 3일 동안 폐쇄합니다'라는 잉크가 번진 경고문만  있었다. 휴게실 문을 열고 안을 살폈다. 2층 침대 3개와 정돈되지 않은 침구류가 보였다. 햇빛으로 달궈져있던 휴게실 안은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더웠다.

  기자는 꽤 오랜 시간 남자휴게실 안에서 대기했다. 당초 안내문처럼 다른 단대 학생을 퇴출시키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자보고 나가달라는 사람은 없었다. 논란이 있은 후 타 단대 학생도 사용가능한 것 같았다.

  승학캠퍼스 남자휴게실은 이곳이 유일하다. 부민캠퍼스의 경우 남자휴게실이 동아리방 옆에 있어 찾기가 수월하지만, 승학캠퍼스는 예체대 2호관 건물 안에 있어 타 단대 학생들은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대학 양원석(고고미술사학 2) 학생은 "승학캠퍼스에 남자휴게실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승학캠퍼스 남자휴게실은 접근성과 인지도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경사가 가파른 승학캠퍼스의 지형 상, 건물 내 승강기를 이용해 학교를 등하교하는 학생들도 많다. 특히 공과대 학생들은 108계단부터 생활관 부근까지 올라야 전공 강의실에 도착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예체대 1관 승강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그럴수록 이 학생들을 비난하는 글도 많아졌다. 

  전하솜(기계공학 4) 학생은 "공대건물이 위쪽에 있어서 걸어가기가 힘들어 이따금 예체대 승강기를 통해 등교를 한다"며 "(소속 단과대 학생만 승강기를 이용해야 한다는) 게시물을 볼 때마다 같은 대학 학생들끼리 서로 배척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광봉 학생복지과장은 "어떤 학교 시설이든 그 시설이 위치한 단과대학만 독점하여 쓸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단지 시설이 그 건물 안에 있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다녀 본 결과, 실제로 승강기, 휴게실, 타 캠퍼스를 이용한다고 제지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이를 비난하거나 욕설을 내뱉는 글들 때문에 학생들 의식 속에 벽이 생기고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교양대학에서는 새로운 교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이 실제로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학교에서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과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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