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권 대학들, 오픈 캠퍼스로 지역 상생의 길 모색해
부산권 대학들, 오픈 캠퍼스로 지역 상생의 길 모색해
  • 이진영 기자
  • 승인 2019.06.03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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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 장하윤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 장하윤 기자

젊음의 상징인 대학 캠퍼스가 변하고 있다. 오늘날 대학은 청년의 전유물이었던 푸른 잔디밭 감성 대신 지역 주민과 어우러지는 쪽을 택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대학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승학산 자락에 있는 승학캠퍼스는 경치가 좋기로 유명해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붐빈다. 서구에 있는 구덕캠퍼스와 부민캠퍼스는 저녁 무렵 지역 주민의 산책로가 된다. 산지가 많은 구도심 특성상 공원처럼 꾸며진 경관과 평지는 주민들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장품이 많은 석당박물관은 견학 장소로도 인기 있다.

  캠퍼스, 평생 교육기관으로 지역민에게 다가가다

  대학의 경계를 지워나가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 대학만이 아니다. 최근 많은 대학이 캠퍼스 시설을 개방하며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 대학은 지역 주민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거나 평생교육과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평생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이다.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많은 지역 대학이 경쟁력을 잃었다. 대학들은 더 이상 학부 신입생 정원만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방식은 힘들다고 판단해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에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평생교육을 강화하는 지역 대학이 늘고 있다.

  우리 대학 평생교육 수업에 참여했다는 김나라(35) 씨는 "아동심리 미술 상담 수업을 들었다"며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분야였는데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매주 수업과 실습을 병행하다 보니 수업 내용을 확실히 익힐 수 있었다"며 "대학 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라 그런지 타 기관의 교육보다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호평했다. 지역 주민과 상생하려는 대학의 노력이 통한 것이다. 

  우리 대학 평생교육원은 "평생교육원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100세 시대에 알맞은 제2의 교육의 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만이 제공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지역의 평생 학습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나아가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공간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평생교육원 강화의 효과를 실감한 부산광역시도 변화에 동참했다. 부산광역시는 '50+생애 재설계대학'을 기존 2개에서 우리 대학을 비롯한 △부산대 △동의대 △신라대 총 4개 대학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50+생애 재설계대학이란 퇴직으로 생애 전환기를 맞이한 50+세대를 대상으로 경력과 역량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마디로 중장년 세대의 재취업과 창업,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경제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은 50+생애 재설계대학 지원사업 중 하나인 '부산 근대문화자산 해설사 전문인력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 실습을 거쳐 모든 과정을 수료했다면 △근현대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 △세계유산 등재사업 △산복도로 체험 사업에 투입될 수 있다.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평생교육 수료자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대학 평생교육원은 "2022 원도심 통합 대비는 물론 최근 높아지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한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역사문화자원 교육을 통한 재취업과 생애 재설계 교육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대학이 위치한 부산의 지역적 특색을 살려 타 기관과 차별화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유관 협력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원도심을 매력 있고 활력 넘치는 지역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청년만의 캠퍼스? 지역 주민도 함께하는 캠퍼스!

  부산지역 대학 또한 지역 상생의 물결에 동참했다. 우리 대학을 비롯해 △경성대 △동명대 △동서대 △부산대 등은 지역 주민을 위한 사업을 대거 마련했다.

  경성대와 동서대는 전국 최초로 대학 협력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대학은 '대학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을 통해 △강의 △교수 △시설 등 대학의 핵심 3요소를 공유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지난해부터 공연장, 도서관, 스포츠시설 등이 공동 사용지가 됐다.

  두 대학의 관계자는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입을 모은다. 비슷한 시설을 보유한 대학 간 인적 자원을 공유한다면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고, 이것이 대학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한 사업을 전개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6월, 동명대 지역 사회협업센터는 미세먼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주민에게 알려주는 사업을 전개했다. 약 6개월간 진행된 이 사업은 동명대 교수 4명과 창업동아리 출신 벤처기업 전문가들이 주축이 됐다. 

  센터는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시민 포럼, 세미나 개최, 창의적 문제 해결 워크숍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것이다. 이들은 미세먼지 측정 센서가 설치된 간이 키트를 나눠주기도 했다. 홍보와 시민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동명대에 재학 중인 차상민(25) 씨는 "다양한 기관과의 MOU 체결을 통해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미세먼지 측정 사업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미세먼지 측정 사업처럼) 실무적인 활동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부산대도 지역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 내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지역사회 협업 업무를 통합한 '지역혁신협력팀'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부산대의 활동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부산대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팀 단위 전담조직을 만든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봉사활동으로 대변되는 기존 협력 사업 이외에도 지역과 관련된 정보를 주민에게 직접 제공하려는 목표 의식이 있다. 대학의 아이디어, 문화, 젊음의 생기 등이 도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책임 의식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지역혁신협력팀의 행보를 기대하는 이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 대학의 산학연 연구단지 조성

  대학 내 산학연 연구단지 조성(University Research Park, URP) 사업은 지역 상생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다. 부산광역시가 중심이 돼 이뤄지는 이 사업은 대학이 부산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 대학은 지난 2016년 스마트팩토리 분야를 대상으로 URP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승학캠퍼스 산학관(S14)을 중심으로 전용공간을 지원하고 매년 교수와 전임연구원을 투입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공급 기업 유치 △기술력 강화 △스마트팩토리 보급 확산 △지역 제조기업 경쟁력 제고 △매출 증대와 고용 창출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 대학은 지난 2017년 URP사업을 계기로 '스마트생산융합시스템공학과'를 신설했다. 지난해 산업자원부에 '스마트팩토리 운영관리사 1급 및 2급 자격증 발급 기관'으로 등록돼 총 158건의 자격증을 발급하기도 했다. 

  URP사업단 최형림 단장(경영정보학 교수)은 "우리 대학은 URP사업단뿐만 아니라 창업지원단,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단 등을 통해 산학협력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며 "조성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로 번지고 있는 변화의 흐름

  최근 지방자치단체도 캠퍼스와 지역의 상생 협력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대학의 위기가 지역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인재양성과 취업 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다. 

  최근 부산광역시는 전국 최초로 '시·산·학 협력단'을 설치했다. 이에 우리 대학을 비롯해 △동명대 △부경대 △부산대 △부산외대 △한국해양대 등 6개 대학에 대학협력관 직원이 파견됐다. 산학협력뿐 아니라 관광·복지·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하고 공동사업을 발굴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협력단은 지난 4월부터 '2019 지역사회 상생·협력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이 사업은 부산지역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중점과제는 △미래세대 육성 △지역 문화 선도 △지역 봉사 △지역 현안 해결 △평생교육 제공 등이다. 지역사회의 수요를 반영하면서도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것이다.

  오픈 캠퍼스의 부작용 

  한편 대학 개방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외부인 출입을 허용하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면학 분위기 저하는 캠퍼스 개방과 함께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평소 외부인을 자주 마주친다는 이지영(사회학 3) 학생은 "외부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적이 많다"며 "학교 운영 시간에는 이용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학교는 학생들의 공간"이라며 "학교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을 관리하며 학생들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는 비단 이지영 학생만의 의견이 아니다. 학내 시간표 앱 에브리타임에는 '외부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과제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 '수상한 사람이 돌아다녀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등 학교 차원의 관리를 요구하는 글이 여러 차례 올라오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에 관리과 정성훈 과장은 "학교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출입을 막는 것은 통행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출입증을 확인해 (외부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정성훈 과장은 "주취 난동이나 쓰레기 투기 등의 문제는 제재할 수 있으니 그런 경우 학교 당국에 민원을 제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진영 기자
1708904@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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