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민낯 드러난 대학건물 안전, 더 이상의 방치는 없어야한다
[취(取)중진담]민낯 드러난 대학건물 안전, 더 이상의 방치는 없어야한다
  • 박세현 기자
  • 승인 2019.09.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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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기자
박세현 기자

학교 건물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학교에는 종종 '재난 대피소' 표지판이 붙어있다. 이에 누구든 '학교 건물은 안전한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 또한 그랬다. 그래서 지난 5월 부산대 미술관 외벽붕괴 사고 소식은 더없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 주위에서 위험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기자의 안일한 생각은 '안전불감증'이었고, 이번 사고는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불

 

러온 참사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현행법에 따라 대학은 안전점검조차 겉핥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 법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를 하며 학생들이 안전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위험구역에 그대로 노출돼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부산권 대학 건물 중에는 부산대 미술관이 안전점검에서 받았던 B등급보다 낮은 등급의 건물이 많았고,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은 물론 등급이 지정되지 않은 건물도 많다. 하지만 특별한 조치는 없었다. 학생의 안전은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위협받고 있다. 


한 가지 의아한 점도 있다. 부산권 대학건물 중 D등급과 E등급 건물은 단 하나도 없다. D, E등급 같은 위험한 건물은 정말 대학에 존재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육안으로만 대충 진행되는 안전점검이 위험한 건물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일까. 부산권에 위치한 모든 대학의 안전점검 결과에서는 'C등급'이 최하 등급이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엔 우리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보이는 노후 건물이 한눈에 봐도 위태로워 보인다. 


2016년 JTBC에서는 우리 대학 구덕캠퍼스(이하 구덕캠) 사고 뉴스를 보도한 바 있다. 뉴스는 구덕캠 주차장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강의실이 위치한 바로 옆 건물들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지만 수업을 강행해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자가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발생한 사고지만, 구덕캠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호소하는 안전에 대한 불안은 지금도 여전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구덕캠 학생들뿐만 아니라 노후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건물 안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취재과정 중 기자는 익명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의 게시글을 찾아보며 우리 대학 건물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살펴봤다. 게시글을 찾아보다가 기자는 "구덕캠퍼스도 곧 무너질 것 같다"는 글을 발견했다. 심지어 '구덕캠퍼스는 버림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비교적 안전한 신식건물인 부민캠퍼스에 다니는 기자는 부산대 미술관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야 비로소 안전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던 우리 대학 학생들의 목소리를 인식했다.  


우리는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 모두가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부산대 미술관 참사와 같은 제2의 인명피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학건물들의 안전점검을 더 강화해야 한다. 허술하고 실효성 없는 안전점검 방식에 대한 개선과 현행법의 개정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학생이 안전에 대한 불안감 없이 마음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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