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 재개발과 도시재생 사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취(取)중진담] 재개발과 도시재생 사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 노병재 기자
  • 승인 2019.10.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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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재 기자
노병재 기자

도심 속 운치있는 테라스와 넓은 마당이 공존하는 이색적인 아파트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바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망미 주공아파트'다. 1986년에 시공된 이 아파트는 현재 총 2,038세대가 거주하고 있고, 그중 앞서 설명한 이색적 풍경의 테라스하우스는 총 40세대다. 

망미 주공아파트(이하 주공아파트)는 테라스하우스와 아파트형 건물이 조화롭게 아파트단지를 조성해 독특하고 편안한 주거환경을 보여준다. 또한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구릉지의 경사면을 최대한 이용해 설계된 부산 최초의 친환경 아파트로 이름을 알렸다. 이에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감독 홍지영)의 촬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수려한 경관을 지닌 주공아파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부산시 정비사업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는 '부산광역시 정비사업 통합 홈페이지'에는 주공아파트가 재건축 대상인 연산 5구역으로 등록돼 '정비구역예정' 상태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건물이 낡아 물이 새는 등 오래된 연식으로 인한 건물 내 결함 때문에 공식적인 재개발 대상이 된 것이다. 

물론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재개발은 어쩔 수 없지만 주공아파트의 '환경 친화형 아파트'라는 가치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다. 도시재생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가치를 잃은 공간이 용도와 환경을 바꿔 새로운 활력을 가진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도시재생의 이점을 배웠다. 도시재생은 지역의 기존 자원을 이용해 획기적인 아름다움을 빚어낼 가능성이 있다. 감천문화마을과 망미 주공아파트가 그랬듯 말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의 '옐로우트레인 제기' 또한 적절한 예다. 옐로우트레인 제기는 소규모 개발 사업으로 저층 노후 주거지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수목건축의 주거 브랜드이며, 재개발이 무산된 후 주민협정을 통한 '자율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첫 사례다.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주거지에 필요한 점을 파악해 피력하고 이를 토대로 도시재생형 개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지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도시재생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거다. 주민과 다양한 기관, 개발에 참여하는 전문가들 간의 신뢰와 소통도 장시간에 걸쳐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도시재생이 재개발보다 먼 길을 돌아가는 험난한 가시밭길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 도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재생에 대한 인식이 잘 정착돼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청사진을 그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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