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lus+ 라이프] 학점과 스펙,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Camplus+ 라이프] 학점과 스펙,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1.11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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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과 스펙,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중간고사 기간, 공인 인증 시험에 도전해봤다

 

기자의 한국사 공부 모습
기자의 한국사 공부 모습

사상 최악의 구직난은 대학생에게 남보다 더 우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강박을 심었다. 대부분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학점은 물론 스펙도 챙기느라 하루하루 고군분투 중이다. 좋은 학점과 더불어 내세울 만한 스펙을 동시에 쌓아야 하는 현실은 고달프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 마트 영수증 찍듯 스펙을 찍어내는 '고(高)스펙' 보유자가 왜 이렇게 많은지. 이에 학생들이 흔히 선택하는 스펙 중 하나가 '공인 인증 시험'이다. 오늘날 취업을 위한 필수 관문처럼 여겨지는 공인 인증 시험. 그중에서도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하 한능검)'은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하는 시험이다. 기자도 취업을 걱정하는 대학생이긴 마찬가지. 이에 시험 기간, 학점을 챙기기 위한 시험 공부와 동시에 한능검 시험 준비에 도전해봤다.

 

"한국사 공부 2주면 충분하지?!"

대학 생활 2년 차인 기자는 수능 시험 이후, 약 2년 동안 한국사 공부와 이별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2020년 한능검이 더 어려워진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해 마지막 시험인 제45회 시험을 서둘러 접수했다. 한능검을 3주 정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유독 자신 있어 하던 과목이 한국사였기에, 2-3주면 충분히 한국사 공부를 마스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산산조각 났다. 마감이 코앞에 닿아야 일을 시작하는 나쁜 습관은 중간고사와 한능검 공부를 동시에 해야 하는 이 급박한 순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렇게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일주일이 훌쩍 지나자 이러다간 학점도 스펙도 모두 날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조해진 마음을 안고 남은 2주를 기필코 알차게 보내리라 다짐하며 자신과의 굳은 약속을 했다.

1. 매일 한능검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 2개씩 수강하고 복습하기
2. 중간고사 공부는 시험 일주일 전까지 전 과목 노트필기 정리 및 복습하기

 

중간고사 D-14, 한능검 D-19


매번 벼락치기로 시험을 준비하던 기자는 '왜 더 일찍 공부하지 않았을까?'라며 후회하곤 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인간이라면 기자는 지극히 인간적인 걸까. 이번 시험을 준비하던 기자에게 어김없이 후회의 시간이 찾아왔다. 특히 중간고사 시험을 2주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친구들과 다른 공부를 한다는 불안감은 참을 수가 없었다. 도통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한능검 인강을 틀어둔 채 "중간고사 공부만 해도 모자란 시간에 뭘 하는 거지"라는 말을 한숨처럼 내뱉었다. 중간고사 공부의 결과물은 거의 없었고, 한능검 인강마저도 30개 중 10개 수강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중간고사 D-7, 한능검 D-12

중간고사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 여전히 계획한 일들은 진척을 보이지 않았고 급한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 현실 탓에 화가 날 지경이었다. 상황이 급해지자 기말고사와 재수강이 있으니 이번 중간고사 정도는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드디어 궁지에 몰린 거다. 하지만 중간고사의 성적이 참여 중인 동아스터디 프로그램의 성과와 얽혀있던 탓에 이를 포기할 수 없던 상황. 결국 한능검 공부를 잠시 중단하기로 타협했다. 한능검 공부를 내려놓으니 마음이 무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중간고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으리란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그렇게 정신없이 중간고사를 치르니 숨 돌릴 새도 없이 한능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능검 D-DAY

한능검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아서야 제대로 마음잡고 인강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났다. 30개의 인강을 2배속으로 정신없이 듣고 나니 시험 당일 새벽 6시였다. 따뜻한 이불 속에 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기출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아가며 최선을 다해 풀었지만, 기자가 마주한 점수는 47점. 생각해보면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자에겐 당연한 결과였지만 기분은 절망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시험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우울해하고만 있기에는 1분 1초도 아까웠다. 평소 길을 잘 헤매기에 시간 맞춰 고사장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바쁘게 나갈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니 꼭 수능을 보던 그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허무함과 초조함이 교차하는 묘한 기분. 한능검 시험을 치르는 80분 동안에도 두 감정이 엉망으로 뒤섞여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그렇게 험난했던 시험은 과정 속 절망적이었던 감정이 무색할 만큼 허망하게 끝이 났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중간고사와 한능검을 동시에 준비하는 2주간 "너 곧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좋은 학점과 내세울 만한 스펙을 동시에, 그것도 시험 기간에 준비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정석대로 두 시험을 준비했던 건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이 '취업'과 연결됐다 생각하니 매 순간이 막막하고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모든 취준생이 겪는 현실이자 기자의 미래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답답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자는 불합격할 거라 예상했던 한능검에서 2급을 취득했다. 비록 준비 기간은 엉망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택에 대한 보상이었다. 과정이 불완전하다고 좌절하기에는 노력했던 시간이 아까울뿐더러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열심히 달려온 시간을 증명하듯 무엇보다 값진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과 취준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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