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취업난의 '뾰족한 수' 될까  
청년 창업, 취업난의 '뾰족한 수' 될까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12.09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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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장하윤 기자>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7.2%, 청년 실업자는 30만 9,000여명으로 조사됐다(올해 10월 기준). 지난 4월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11.5%에 비하면 감소했지만, 연령별 고용률에서 30-59세의 고용률은 76% 이상인 반면 청년층(20-29세)의 고용률은 59%로 여전히 저조하다. 이러한 취업난이 장기화되자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창업진흥원에서 실시한 '2018년 대학창업통계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전국의 대학(전문대학 포함) 418곳에서 학생 창업자는 1,648명으로 전년 대비 26.8% 증가했고, 학생 창업기업은 1,503개로 전년 대비 26.2% 증가했다.

<자료 출처=창업진흥원>

부산, 청년 창업 붐에 앞장서

우리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최근 창업과 관련한 대외활동, 홍보, 동아리원 모집 등 다양한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에 이승우(기계공학 3) 학생은 "졸업을 해도 취업난으로 인해 경제활동에 쉽게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하고 싶었던 일을 실현해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창업이 취업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 같다. 창업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청년 창업의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청년층의 창업 시도가 늘자 정부 단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 중 청년 창업 제1의 도시를 선포한 부산시의 노력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월 부산시는 아시아 제1의 창업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부산 창업촉진지구 지정 계획(안)'을 발표했다. 부산시 내 창업촉진지구로는 △센텀지구(ICT·콘텐츠·게임) △서면·문현지구(핀테크·블록체인) △부산역·중앙동지구(서비스·물류·전자상거래) △사상스마트시티지구(기술 제조) △영도지구(해양 산업) 등으로 청년 창업 밀집도가 높은 5곳을 선정했으며 전체 규모는 2,530만㎡이다. 창업촉진지구는 민간 기술 창업을 촉진하고 활성화하는 취지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부산시가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부산시는 지구 내 창업지원 앵커시설을 중심으로 창업기업의 집적화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투자자·창업기업 유치, 중견기업 참여 등을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창업기업을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규제 특례 지원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에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부산·울산·경남지회가 주최한 '제48회 IFS 프랜차이즈부산'이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됐다. IFS 창업박람회는 서울, 대구, 부산에서 연간 4회 진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박람회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약 150개의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이 참여해 예비창업자들이 부산지역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의 최신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접하고 창업 정보를 알아가는 기회의 장이 됐다. 또한 지난달 25-26일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스타트업,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K-Start Up Week Come Up 2019'가 부산에서 진행됐다.

이 밖에도 부산시는 창업지원프로그램으로 부산 창업 카페, 부산창업지원센터, 부산광역시 소상공인희망센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CENTAP 등 5가지를 내세웠다. 각각의 창업지원프로그램은 △시설대관(송상현광장점, 부경대 대연점, 사상역점) △창업컨설팅프로그램 △무료 창업상담 서비스 △창업교육 및 행사진행(부산창조경제포럼 등) △창업기업 홍보 △자금 및 판매·홍보지원 △창업컨설팅 및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 부산시 청년들의 창업지원에 발 벗고 나서는 중이다. 더불어 부산시는 2020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며 청년도시로 성장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이른바 '부산 청년 3종 세트' 사업 예산으로 101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더불어 청년창업 맞춤형 역량강화사업에 11억 원, 청년 프로그램 지원에 4억 8,000만 원이 투입된다.
부산경제진흥원 창업성장지원센터의 최헌 창업지원본부장은 "경제구조의 변화로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이 부족해진 현재,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과 같이 글로벌 산업의 혁명적 변화에 맞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산시는 창업자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 외에도 부산지역에 사업장을 둔 창업기업들을 위해 공공 구매지원, 크라우드 펀딩 지원 등 판매 지원사업, 해외 전시회 참가 및 해외 특허 출원 등 해외시장 개척 지원, 인력 및 투자 유치 지원 등 창업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9 DA-LINC FAIR 행사 모습<사진 홍성환 기자>

대학도 청년 창업지원에 적극적인 입장

청년 창업지원에 대한 노력은 정부 및 지자체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대학에서도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는 추세다. 여러 대학이 학생창업지원을 통해 능력 있는 인재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며, 이는 곳곳에서 학생창업지원단의 등장을 불러왔다. 부산 지역 대학 중 학생창업지원센터를 갖춘 곳은 우리 대학을 포함해 △경성대 △동서대 △부경대 △부산대 등으로 이들 대학은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 대학은 2011년 중기부가 창업지원 역량이 우수한 전국의 15개 대학을 선정해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을 시작할 당시 동남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사업 선정 이후 2018년도까지 약 180억 원의 정부지원금과 대응 자금을 투입해 동남권 성공 창업 으뜸 대학을 목표로 창업 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예비창업자와 학생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해 왔다.

▲우리 대학 창업동아리 '띵션'의 활동 모습 <제공=최지원 학생>

지난해부터는 '동아 창업 리더스 클럽(이하 창업 리더스)' 운영을 통해 학내에서 활동하는 우수 대학생 창업가를 발굴해 6개월 내에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집중 멘토링과 정부창업지원사업을 연계했다. 창업 리더스는 △월 1회 정기회의 및 간담회 개최 △외부전문가 특강 및 멘토링 △기업방문 및 유관기관 방문을 통한 네트워킹 지원 △IR(Investor Relation) 발표를 통한 투자유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재일 창업지원단장은 "우리 대학의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 창업지원부, 창업교육부로 구성돼 있다. 올해 창업지원단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 예비창업패키지 사업, 이노폴리스캠퍼스 지정·육성사업 등 창업관련 사업을 유치해 정부로부터 32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13개 창업 기업과 29명의 예비 청년 및 중장년 기업, 27팀의 창업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창업활동이 우수한 재학생들에게 창업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점이 인정되는 21개의 창업 교과목을 개설해 많은 학생들이 창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각 대학에서는 창업공결, 창업휴학, 창업대체학점제도 등을 도입해 창업활동과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운 학생을 위한 창업친화적 학사제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2017학년도 2학기부터 졸업예정자의 취업 공결뿐만 아니라 창업으로 인한 공결도 인정해 학업과 창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창업휴학은 사업자등록증 사본 및 매출 증빙서류를 창업지원단으로 제출해 창업지원단장의 승인을 받아 진행된다. 이는 사업자등록증 상의 대표자만 신청 가능하며 일반 휴학과 별도로 최대 4학기 신청이 가능하다. 이러한 대학들의 노력은 대학이 국가와 협력해 학생들이 예비창업자로서 창업활동에 충분히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 대학 창업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최지원(기계공학 4) 학생은 "우리 대학의 창업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인해 창업 지원금과 학내 창업 동아리방을 얻게 됐고, 올해 중기부의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돼 사업자금을 받게 됐다. 더불어 '도전! K-스타트업'이라는 국내 창업 경진 대회에서 수상을 해 상금을 얻어 사업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며 "정부와 학교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아 초기 창업 자본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는 (자본 마련에 대한 고민보다) 아이디어 개발 등의 창업 핵심 구상에만 몰두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고 전했다.

 

전폭적 지원에도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해

하지만 정부 및 대학의 각종 지원에도 청년에게 창업은 여전히 다가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크다. 2018년 중기부의 창업기업실태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창업지원사업 미신청의 이유로 △창업지원사업 시행에 대해 알지 못함(43.6%) △선정평가 요건이 까다로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11.2%) △창업지원사업 행정절차 및 구비서류의 복잡성(10.9%) 등을 꼽았다.

또한 정부 및 지역사회 차원에서 청년에게 창업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뛰어난 아이디어만으로는 초기 자금이 부족한 청년 창업가들이 이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자금 지원 절차는 △온라인 자가진단 △사전 방문 상담 △기업진단 및 자금신청서 제출 △신청결과 및 정식접수 신청 △창업 사업 계획서 제출 △사업 발표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창업 지원금을 신청할 때는 사업계획서뿐만 아니라 △거래명세서 △견적서 △비교견적서 △상대방 사업자 등록증 △창업지원금신청서 △통장사본 등 여러 복잡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심층면접과 발표평가까지 마쳐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준비 절차부터 지원 선정 과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도 문제다. 김재일 단장은 "정부의 창업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아이템뿐만 아니라 창업가의 사업 수행 능력 및 사업성과를 보여야 한다"며 "정부가 창업가들을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과 실적 위주의 창업자 선발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부민캠퍼스 근처에서 카페 '그 중간 어디즈음'을 창업한 한주형(관광경영학 '18 졸) 동문은 "정부에서 창업과 관련된 여러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작은 카페 창업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처음 창업을 시작할 때 자본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창업을 하기 위해 졸업 후 약 1년간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카페창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고 창업 자금을 마련한 방법을 말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지만, 창업 이후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폐업을 하게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2016 중기부의 관련 조사에 따르면 2015년 20-30대 청년 창업기업 23만 7,752개 중 약 60%에 달하는 14만 2,805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발표된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기업 정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창업생태계를 분석한 결과 1년 차 초기 기업 4곳 중 1곳인 25%는 창업 1년 내에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곳 중 1곳인 50%도 창업 후 4년 내에 문을 닫았으며,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은 창업기업도 10곳 중 1곳 꼴로 폐업했다. 이들 기업의 주요 폐업원인으로 영업·마케팅 실패(40.9%)와 자금조달 실패(39.3%)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이어 창업자의 지식·경험·능력 부족(14.5%), 마케팅환경의 어려움(13.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창업자의 지식·경험·능력의 부족을 폐업원인으로 높게 인식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학생들 사이에서 창업이 취업을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해 공시된 대학 알리미의 '학생의 창업지원 및 창업현황' 자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이 등록한 창업기업 중 3분의 1이 매출 0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용에 있어서 대학생 창업기업 1곳당 평균 고용인원은 1.2명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증가한 대학생 창업기업 중 기업경영이 없는 창업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창업이 실패로 이어질 경우 다시 취업 준비로 돌아가면서 창업은 그저 하나의 경력으로만 남게 되는데, 일부 학생들이 이러한 점을 악용해 취업 스펙용으로 창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최근 기업의 서류평가 항목에 벤처·창업 경력란이 등장하면서 취업을 위한 창업의 스펙화가 가속됐다. 최지원 학생은 "스펙을 목적으로 창업에 도전한 사람이 정부의 지원을 받게 돼 오히려 순수 창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늘어나는 '스펙창업'을 지적했다.

창업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끝으로 최헌 본부장은 "하나의 사업을 새로 시작해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막연한 호기심, 충동적 생각이나 무계획적인 창업은 반드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며 "창업을 결심했다면 의지와 열정뿐만 아니라 철저한 준비가 바탕이 돼 있어야 한다"고 창업희망자들에게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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