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9년도 마지막 달력이 남은 시점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4차 산업이라는 단어를 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의 삶이 어떤 식으로 바뀌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이런 기술들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조차도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기반이 돼 증강현실(VR: Augmented Reality), 자율 주행차(Autonomous Vehicle), 가상현실(AR: Virtual Reality), 각종 디지털커뮤니케이션 등은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디지털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은 공간 및 시간적 제약을 초월하게 해서 우리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다양한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가까이 있는 지인부터 멀리 미국에 있는 친구까지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연결이 가능해졌으며, 그들의 모습까지도 생생히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것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커뮤니케이션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도구들로 인해 우리의 삶은 시공간을 초월할 만큼 편리해졌지만, 소통의 깊이가 이전보다 잘 되고 있는지는 한번 되새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여러 사회적 사건들, 연예인들의 잇단 극단적 죽음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학교 및 학생들의 각종 커뮤니티사이트들에서 양산되는 다양한 내용들이 과연 얼마만큼 소통을 위한 것인지를 다같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디지털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인해 실시간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고 편리성이 증대됐지만, 그 절대적인 양에 충분히 따라가는 깊이, 즉 소통을 통한 정보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과연 이러한 디지털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본질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기는 한 것인지 아니면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마타도어(Matador)식 여론 몰이와 확인되지 않는 출처 불명의 내용들, 익명성에 숨어서 내용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형태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사람의 의견 또는 일부의 의견이 마치 전체 의견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디지털시대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이러한 부분적인 부작용이 전체적인 사회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시대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는 소위 말 잘하는 사람들이 잘 나가는 시대가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말에도 귀담아 들으며 나아가 그 속에 우리의 일상이 타인과 대화를 통해서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는 말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소통이 아닐까 한다. 디지털시대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며 알아가고 또 사소한 것에 공감하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중요성과 따뜻한 마음이 있는 그런 시대가 되길 바란다. 즉,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본질은 사소한 것의 중요성과 사람과의 소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