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각은 호흡이다
[기고] 생각은 호흡이다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9.1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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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 조무제 석좌교수
법학전문대학원 조무제 석좌교수

요즘 철학은 잘하고 다니세요? 

전공에 관해 묻는 말이 아니다. 잘 알다시피 철학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는다.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 건 무얼, 어떻게, 얼마만큼 생각하면서 사느냐 하는 거다. 여기선 당연히, 사념까지 포함시켜 말하는 게 아니다. 혹시 생각 없이 생존의 에스컬레이터에 실린 채, 갑남을녀처럼 무심하게 움직이고 있지는 않느냐하는 물음도 된다. 

철학은 인생 자체이니 우리 모두의 생활이 질문의 표적이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학습하는 것이 철학하는 것으로 믿고 학문에 도전할 것이다. 정보매체가 오늘날처럼 만발하기 전에는 정보가 다양하지 못하였고 그 양도 충분하지 못하였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주어진 제한된 정보를 거듭 사고하는 과정에서 행간에 실린 함축된 의미를 캐내지 않으면 안 됐다. 배운 것을 거듭 생각하고 궁리하는 길이 그의 앞에 남겨졌을 거다. 거기에 사색이나 사유는 없어서는 안 될 이치였다. 독서백편 의자현(讀書百遍 義自見)이라 되 뇌이면서 자연히 사색의 깊이를 더하는 노력을 하니, 거기에 철학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을 터다. 주위에 정·오를 막론하고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정보가 넘치는 지금의 현실과는 현저하게 대조된다.

만약, 수험 준비용으로 주어진 지식을 생각 없이 암기만 하는 방식을 따르면서 학습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지내는 경우는 어떨까. 기대하는 결과가 거기에 여물 수가 없을 것이다. 성급한 학생은 문제 해결의 과정까지 익히기를 바라는 것 같지 않다. 자기생각으로 그 과정을 스스로 더듬어 볼 시간이 없다고도 여긴다. 결론만을 이해하면 된다고 믿는 것일까. 암기로 평가과정까지만 돌파하면 된다고 보고, 그 과정에서 소용되었던 원리나 이치까지는 쓰임새가 없을 것으로 치부하고 말기도 한다. 정보만 확인하면 사색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기 쉽다. 이미 누군가에 의해 내려진 결론이니, 의당 맞을 것으로 지레짐작해 버릴 수도 있다.

얻은 지식이 변화되는 상황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생각으로 익힌 명제나 원리가 응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것이 결과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아가, 상상력을 통한 변화나 창조가 가능하다. 과정이 잘못돼 그 모두를  처음부터 바로 잡기 위해서는, 만시지탄이지만 그때라도 생각을 불러들여야 한다. 일의 시초부터 생각하면서 진행했더라면 노력은 더 적게 소요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한 이해나 결론도 역시 과정을 경시했던 경우보다 나은 때가 많을 것이다. 

결국, 보다 적은 비용으로 해낼 수 있는 일조차 시간과 노력에서 더 크게 놓치고 난 후에야 같은 결과를 겨우 얻는다. 생각은 이처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 불가결하다. 비단 학문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도리에 맞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경우라도 그렇다. 

생각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올바른 판단이 나온다. 인격끼리의 대화로 소통도 가능해진다. 생각의 교류이다. 생각이 교류될 때 배움이 가까워진다. 생각하는 개체가 의식이 깨어 있을 땐, 인격 또한 성장한다. 생각은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다. 주저 없이 생각하고 생각하자. 

마침내 생각은 호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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