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남의 떡이 더 커 보이지 않았으면
│데스크칼럼│ 남의 떡이 더 커 보이지 않았으면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9.12.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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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편집국장
조은아 편집국장

대학 언론인이 된 이후, 기자에게 페이스북은 중요한 정보원이 됐다. 학내 안건이나 대학 사회의 이슈를 '염탐'하는 데에 최적화된 이 SNS에서, 기자는 염탐 중 인상적이었던 글을 개인 계정에 공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부산대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민주적인 총장직선제를 위한 국민청원 동참 영상'을 공유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선거권을 가지는 총장직선제를 위해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에 동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잘 알려진 CM송을 개사하고 이에 맞춘 율동을 어색한 몸짓으로 선보이는 총학생회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났다. 그러나 이 영상을 공유하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사회의 이슈를 참신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공유하려는 타 대학 총학의 노력이 부러워서였다. 

동의대 총학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동의대 막말 A 교수' 사건에 학생을 대표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으며, 대학 본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대학이 미온한 태도를 보이자 언론 보도와 현수막 부착 등으로 해당 사건의 공론화 또한 망설이지 않았다. 소신에 따른 그들의 거침없는 행보도 부러웠지만, 이 모든 과정을 타 대학 학생인 기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전달하고 왜 그렇게밖에 행동할 수 없었는지 입장을 밝히는 친절함이 무엇보다도 부러웠다.

두 총학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며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건, 우리 대학교 총학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대학 사회의 이슈와 항상 동떨어져 있는 우리 대학을 대학 사회의 흐름으로 끌어오기 위한 고찰, 혹은 문제가 제기되는 학내 사안에 대한 학생회의 의견과 이에 따른 조치를 이해하기 쉽고 자세히 설명하는 친절함은 기자가 본 우리 대학 총학과는 거리가 멀다. 대학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일들로 다른 총학들이 시끄러울 때, 우리 대학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는 언제나 복지나 제휴 사업에 관련한 게시글만 내놨다. 복지·제휴 사업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두 사업이 총학 역할의 전부는 아니다. 소통의 부재와 그 시의성이 몇 해에 걸쳐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지만, 이는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이 있듯 타 대학 총학이기에 잘하는 부분만 부각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생각의 끝에 도달하는 결론은 늘 '우리 떡이 너무 작다'였다. 학생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은 늘 저조해 보였고, 학생회가 가지는 무게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 문제가 반복됐다.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해 이름만 간신히 유지하는 조직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제껏 부족했던 부분을 어떻게 채울지에 관한 논의는 물론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부디 타 대학 총학을 부러워하는 일이 내년에도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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