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 신입생 모집 중단으로 폐과 수순
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 신입생 모집 중단으로 폐과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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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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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대학교 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이하 유기과)가 갑작스럽게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는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유기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알려졌다.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달 27일, 2019학년도 유기과 박원규(유기재료고분자공학 4) 학생회장이 학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교가 신입생 모집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힌 데 있다. 박원규 학생회장은 현재 유기과는 정교수가 한 명밖에 없어 학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학교에 지속적인 교수 충원 요청을 했으나 학교 측은 이를 무시한 채 갑작스러운 모집 중단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장소영(유기재료고분자공학 4) 학생의 '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 존폐 위기, 눈과 귀를 막은 학교의 일방적인 행정'이라는 글이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에 게시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유기과의 위기는 2013년부터 지속돼온 문제다. 지난 2013년, 우리 대학은 생활대 섬유산업학과의 저조한 경쟁력을 끌어올려 학과를 유지하기 위해 공대 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로 확대 개편했다. 그러나 여전히 낮은 학과평가와 학과 지원율, 낮은 입결 성적 등으로 경쟁력은 여전히 저조했고 교과과정도 기존 생활대 섬유학과의 커리큘럼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3년간 해당 학과 교수의 이직, 별세, 정년퇴임으로 인해 현재 유기과의 전임교원은 유기 전공 교원 한 명밖에 남아있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1-2학년의 교과목 중 고분자 전공과목은 '고분자공학개론' 뿐이며 대다수 수업은 비전임교원의 강의로 진행된다. 이로 인해 전과율은 높아졌으며 재학생 충원율도 90%에 미치지 않는 실정이다. 학과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자 유기과 학생들은 지속해서 우리 대학에 교수 충원 요청을 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12년째 계속되는 등록금 동결로 인한 우리 대학의 재정난과 유망학과에의 교원 우선 배치가 원인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결국 수요가 낮은 학과의 신입생을 모집 중단하고 수요가 높은 학과를 확대 개편하는 것이 학교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판단 하에, 우리 대학은 유기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을 결정했다. 

덧붙여 우리 대학 기획처는 "현재 융합 교육이 떠오르면서 소속 학과의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다. 각 학과 간의 융합적인 교육 커리큘럼 및 융합 전공으로 학생들의 수업권은 더 강화될 것이다"라며 "고분자 관련, 유기재료 관련 수업은 학생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관련 융합 전공을 개설해 전공을 취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현 유기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을 단편적인 문제가 아닌 재정난으로 인한 학교 생존과 교육 혁신의 한 단계로 봐주길 당부했다.

한편, 우리 대학 측과 유기과 학생회는 양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최근 2년간 여러 차례 미팅을 가져왔다. 기획처의 신입생 모집 중단 주장에 유기과 학생회 간부는 '기존 생활대 소속 섬유산업학과에서 공대로 전속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분석하는 것 자체가 이른 판단'이며 '모든 학생의 의견이 중요한 안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우의 의견을 들을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학생회는 유기과 학생들의 과반수가 신입생 모집 중단에 반대하는 설문 조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갈등에 기획처는 지난달 19일 인문대 중회의실에서 해당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진행했다. 기획처는 유기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으며 학생들은 반대 의견을 주장했으나 모집 중단 결정을 뒤집을 만큼의 반대 사유가 나오지 않아 공청회는 '신입생 모집 중단 후 보상'에 대한 논의로 흘러갔다. 

장소영 학생은 "공청회 자체가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장이었는지 단지 마지막 명분을 다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 의문이다"라며 "잔류 인원들의 수강신청, 교과목 개설 및 폐강에 관한 학습권 보장을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 차후에는 통보가 아닌 학생들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폐과절차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청회 이후 진행된 학교 측과의 미팅을 통해 유기과 학생회는 결국 신입생 모집 중단에 합의했다. 전년도 유기과 곽하늘(유기재료고분자공학 4) 부학생회장은 "소속변경을 원하는 유기과 학생들에게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모집 중단 반대에 대한 행동을 중단하고 차후 조치방안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며 "아직 억울한 점이 많지만 현실의 벽을 느꼈다. 학령인구감소와 더불어 앞으로 우리 대학의 많은 학과들에 모집 중단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다른 학과들은 미리 대처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획처는 "전과를 원하는 학생은 원하는 학과로 조건 없이 전과 가능하고, 유기과에 잔류한다면 졸업 전까지 학과 및 학과 사무실이 유지되며 수업권도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취업 연계 프로그램으로 적극 지원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것이다"라며 "학생들의 추가적인 요구도 최대한 들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은 2012년 △정원미달 △학과평가 저조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무용학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097호 1면 참고) 2017년 같은 이유로 독어독문학과와 프랑스문화학과를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을 내리며 폐과 절차를 밟았다. (1134호 1면 참고) 

박세현 · 홍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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