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부산│ '영혼의 떨림'을 '느낌으로'
│#3월의 부산│ '영혼의 떨림'을 '느낌으로'
  • 허지민 기자
  • 승인 2020.03.16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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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임효원 기자>
▲'시오타 치하루 : 영혼의 떨림' 전시회

 

시오타 치하루 ' 영혼의 떨림'

기간 : 2019.12.17.- 2020.04.19.
장소 : 부산 시립 미술관 2층

안토니 곰리 ' 느낌으로'

기간 : 2019.10.18. - 2020.04.19.
장소 : 부산 시립 미술관 이우환 공간

전시회장에 들어가자 빨갛게 뒤엉킨 실들이 시야에 펼쳐졌다. 마치 자신의 진행 방향을 찾는 듯 이리저리 엉킨 실이 미술관 안을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실의 엉킴에 발길을 맡긴 채 작품을 관람한다. 총 길이 280km의 붉은 실로 첫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 '불확실한 여정'으로 '시오타 치하루'의 '영혼의 떨림' 전시회가 시작된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시오타 치하루 : 영혼의 떨림'전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시오타 치하루의 1990년대 작품에서 최신작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난해 6월 일본 도쿄 모리 미술관에서 처음 개최돼 많은 사람의 호응을 이끌었다. 실과 오브제 기법을 이용한 4개의 대형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조각, 사진, 영상 퍼포먼스까지 작가의 25년간 행적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회장에 발걸음을 옮기면 총 길이 280km의 어마어마한 붉은 실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앙상한 붉은 실은 어디로 갈지 방향을 못 잡는 불안감을, 표류하듯 떠있는 배는 불안감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떠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걸음을 내딛는 곳마다 진귀한 풍경을 선사하기에 사람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첫 작품을 뒤로한 후 옆 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기면 시오타 치하루가 걸어온 길이 보인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가가 찍은 사진이 설명과 함께 걸려있다. 전시회 주제인 '영혼'에 맞게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중간중간 보이는 영상들이 한층 분위기를 더 무겁게 만든다. 그중 '욕실'이라는 흑백 비디오 작품은 욕조 안에서 진흙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를 통해 '아무리 씻어도 완전히 씻겨나가지 않는 피부에 새겨진 기억'을 표현해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검은 실과 피아노, 의자 등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속 기억을 표현한 '침묵 속에서'라는 설치미술 작품 또한 이 전시회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불확실한 여정'과는 다르게 작가의 경험을 꺼내 작품으로 만들었기에 사람들이 작가의 기억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기억은 형태로 표현하지 못해도 무형의 영혼처럼 여전히 존재한다"라는 말을 작품의 설명에 덧붙였다.

이외에도 영혼에 대한 많은 의미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회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시를 관람하며 사람들은 개개인의 존재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관계성을 끌어내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무겁고 어둡던 시오타 치하루의 전시회장을 빠져나와 '이우환 공간'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작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바로 '안토니 곰리' 작가의 '느낌으로'다. 그의 작품들은 존재의 물음에서 시작한다. 이우환 작가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이번 전시에선 오브제를 통해 사람과 장소 혹은 우주와 같은 새로운 만남의 계기를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 '두 작가가 작품에 대해 혹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전시'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철제물로 만든 간단한 조형물 같지만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의도와 의미를 알 수 있다. 전시 작품 모두 사진 촬영은 금지다.

두 전시회를 관람한 허희선(경상대 국제통상학 4) 씨는 "이 전시회를 통해 영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관람하기 힘든 형태의 작품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작가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에 탄 피아노와 의자들이 온통 검은 실로 뒤덮여 있던 '침묵 속에서'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에 남았고, SNS에서 화제가 됐던 전시회이기에 기대하고 봤던 만큼 기억에 남는 좋은 전시회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시회가 시작된 후 SNS상 많은 화제를 모았던 두 전시회를 통해 영혼과 기억에 대해 심오한 고민을 해 볼 수 있다. 마냥 밝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관람을 하다 보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있는 자신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개강을 뒤로 한 채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이 두 전시회에서 자신을 되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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