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불통의 반복이 만들어낸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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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현 기자
  • 승인 2020.03.16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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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학보편집국장
박세현 학보편집국장

'눈과 귀를 막은 학교의 일방적인 행정'. 지난달 우리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글의 제목이다. 이는 유기재료고분자공학과(이하 유기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에 반대한다는 한 재학생의 글이었다. 기자는 해당 글의 제목을 본 순간 많은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1년 반 남짓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며 학교의 일방적인 행정은 물론 부당한 사건들을 종종 마주했다. 그렇기에 이 자극적인 글의 제목을 마주한 순간, 쉽사리 휴대폰의 뒤로가기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최근 우리 대학은 구조조정으로 유기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을 확정했다(2면 참고). 이는 비단 유기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012년에는 우리 대학 무용학과, 2017년에는 독어독문학과와 프랑스문화학과가 폐과된 바 있다. 그 당시 무용학과 학생들은 폐과를 결정했음에도 미리 고지하지 않은 학교 측의 행위가 불법행위라며 학교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독어독문학과와 프랑스문화학과 학생회도 갑작스런 학교 측의 폐과 통보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으나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후였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가 부당하다고 끊임없이 주장했으나 그들의 목소리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그리고 지금, 데자뷔가 일어났다. 유기과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폐과 통보는 부당하며 설문조사 결과 재학생의 과반수가 폐과에 반대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폐과'라는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으며 학교는 각종 혜택 등 사탕발린 말로 학생들을 달래기만 했다. 이처럼 매번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는 학생들의 반발이 되풀이 되는 것은 학교 측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학과의 존폐문제는 무엇보다 해당 학과 학생들과의 쌍방향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모든 사항을 자체적으로 결정한 후 이뤄지는 학생들과의 소통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나. 

유기과 신입생 모집 중단 논란으로 한창 우리 대학 커뮤니티가 뜨거웠을 때, 기자는 신라대의 음악학과 폐과 철회 기사를 접했다. 우리 대학의 상황과는 딴판이었다. 신라대 음악학과의 경우 학생모집이 어렵고 질 높은 수업환경을 제공하기 힘들어 폐과를 결정했지만, 학생들과 교수의 거센 반발에 폐과 결정을 철회했다. 이는 학생들과 교수의 입장을 존중한 바람직한 절차이며 우리 대학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우리 대학의 결정에 학생들은 없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학생들의 의견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폐과라는 통보를 안겨주는 학교의 행위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쌍방향적인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입장에 귀 기울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대학이 됐으면 한다. 머지않아 또 구조조정을 맞이할 학과에는 부디 바람직하고 공정한 절차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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