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발언대│ 만들어진 소수자와 합리화의 포비아
│독자 발언대│ 만들어진 소수자와 합리화의 포비아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0.03.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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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eSuisPasUnVirous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라는 뜻으로 최근 코로나19 발병이후 SNS에서 서구권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해시태그 운동이다.

지난 3일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는 손흥민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잔기침을 했다. 이에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코로나 바이러스 징후를 가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 코로나를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등 그를 바이러스 보균자 취급했다. 프랑스에서는 유전적인 즉 인종적인 이유로 동양인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노 포비아, 아시안 포비아가 발생하고 있다.

포비아란 공포증이라는 뜻으로 위험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은 상황이나 대상을 필사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증상이다. 이 시점에서 포비아가 위험한 이유는 분리와 왜곡을 동반하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에서 시작된 공포는 중국인, 동양인에 대한 포비아로 확산됐다. 서구에서 동양인은 본래 차별의 대상이었는데 코로나19 발병 이후 그들은 동양인을 보균집단으로 왜곡하고 고정관념을 씌웠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으로 혐오의 표현에 정당성을 얻었고 '포비아'라는 명목 아래 동양인을 바이러스 취급하며 조롱하고 차별하는 것을 허용했다. 

차별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사회적으로 특정 대상에게 씌어놓은 프레임(편견)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자는 머리가 길다', '남자는 치마를 입지 않는다' 등 일반적으로 여겨져 인식하지 못하는 사실부터 '에이즈 확산의 원인은 게이다', '사이코패스는 잠재적 범죄자다' 등 부정적인 인식, 심지어는 '흑인은 운동을 잘한다', '여자는 섬세하다' 등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것들까지 이 모든 것을 조합해 고정관념을 만든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모든 것들을 특정 집단으로 구분 짓고 판단한다. 그것은 약하지 않은 집단을 사회적 약자로 만들고 소수가 아닌 집단을 사회적 소수자로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낸 소수자들을 분리, 왜곡해 차별하며 그것을 정당화하는 '포비아'를 만들어 낸다.

현재 포비아라는 명목의 차별대상이 된 시점에서 우리는 분노하기에 앞서 자신도 포비아를 만들어내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에 대해 의심하고 어떤 집단을 소수자로 만들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며 공감,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사람을 하나의 범주로 분리시키고 표준화시키기 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정당화 됐던 차별과 혐오를 반성하고 포비아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 비로소 그들을 강제로 가둬둔 소수자의 굴레에서 놓아주게 될 것이며, 포비아의 늪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홍서경(글로벌비즈니스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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