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대학원생의 어려움은 당연하지 않다
│취(取)중진담│대학원생의 어려움은 당연하지 않다
  • 박은경 기자
  • 승인 2020.04.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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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기자
박은경 기자

 

"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으로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으로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대학원생이 처한 상황을 뜻하는 우스갯소리로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사용된다. 하지만 이 문장을 그저 농담으로만 흘려듣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 나은 미래와 희망을 꿈꾸며 진학한 대학원을 소년원과 동일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권'이라는 단어는 '교육을 받을 권리'와 '교육을 할 권리'를 의미한다. 즉 학생이라면 누구나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교원이라면 누구나 교권의 독립 및 교원의 권리를 나타내는 교육의 자유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원생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교수의 갑질 △저임금·장시간 노동 등으로 인해 '교육권'이라는 당연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 대학원생들로부터 경제적 어려움 및 인권침해 사례를 제보받아 각색된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이 2015년에 등장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웹툰 속 대학원생은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등록금이 동결돼도 여전히 학업과 경제적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대학원생은 "내가 바랐던 것은 다만 근로조건 이행과 인간적인 대우였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저임금·장시간 노동으로 지친 대학원생에게 더해진 교수의 갑질은 그들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A 교수의 연구저작권 강탈, B 교수의 대학원생 성추행, C 교수의 사적 업무 지시… 대학원생의 인권 문제로 벌겋게 달아오른 대학원의 민낯은 대학가에 존재하는 수많은 알파벳 교수들로 인해 드러나고 있다.

기자는 대학원생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대학원생의 인권침해 사례를 제보받아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주는 '대학원생 119'라는 SNS에 가입했다. 취재를 하기 전, 학부생인 기자는 대학원생이 그저 열심히 학문을 연구하고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에 자연스럽게 취업하는 사람들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달랐다.

현재 대학원생 119에는 약 4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가입자 수는 곧 대학원 내에서 부당한 상황에 놓여있는 대학원생들이 많음을 뜻한다. 이들은 폭력 및 폭언은 기본이며 △교수에 의한 대학원생 연구 저작물 도용 △논문지도를 빌미로 한 금품 갈취 △학생연구원 인건비 페이백 및 연구비 유용 △무임금 및 저임금·장시간 노동 등 쉽게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원생의 처우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대학원생을 보호할 만한 실질적인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학생들의 인권문제를 다뤄줄 학생인권센터가 설립돼 있는 학교는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인권센터 대신 학생상담센터가 그 역할을 도맡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학생들의 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학내 인권센터는 대학 교수가 센터장을 맡거나 운영해 제대로 된 학생인권 보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람들은 대학원생이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주요 신진연구원이라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은 현재 어둠 속에 놓여있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대학원생의 경제적 어려움, 처우문제가 생겨난다면 그 누구도 대학원생이 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 해결은 물론이고 대학원 내에서의 부당대우 및 처우, 인권침해와 같은 악습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현재로서 확실하고도 실질적인 제도개선과 처우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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