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금남로에 울려 퍼진 부산 갈매기
│취(取)중진담│금남로에 울려 퍼진 부산 갈매기
  • 박주현 기자
  • 승인 2020.05.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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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박주현 기자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이는 예의이자 상식이다. 농담은 고사하고 옳은 말일지라도 상황을 가려야 한다는 말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5·18 민주화운동 39주기였던 지난해 5월 18일, 이를 과감히 무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극우단체가 5·18의 중심지인 광주 금남로에 모여 5·18 폄훼 집회를 펼친 것이다. 더군다나 부산을 상징하는 노래 '부산 갈매기'를 금남로 한복판에서 불렀다. 이들은 올해 5·18 40주기에도 집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극우단체들은 영·호남 지역감정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이에 격분한 광주시민과의 무력충돌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들을 비롯한 일부 극우세력들은 5·18의 역사적 평가가 끝난 지금에도 이를 왜곡하고 있다. 그들은 5·18을 민주항쟁이 아닌 폭동으로 규정하고 나아가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퍼뜨리고 있다. 이러한 폄훼는 5·18 당시 신군부의 발표나 언론 보도가 시발점이지만 근본적 원인은 호남에 대한 차별과 지역감정 촉발이라는 정치적 의도에서부터 시작됐다. 

40년 전 부산에는 광주의 5·18 참상을 알리기 위해 앞장섰던 역사가 존재한다. 부산시민들은 신군부 폭압 아래에 신변 위협을 감수하고 피 흘리는 광주시민을 위해 진실을 외쳤다. 부산과 광주는 신군부를 향해 공동투쟁을 한 것이다. 이 사건들이 광주·부산시민의 뇌리에 박힌다면 각 지역 시민 사이에 연대 의식이 생김과 동시에 해묵은 지역감정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한 채 과거 속에 파묻혀있다. 

이러한 현실을 증명하듯 부산 5·18 운동 취재를 위해 자료를 탐색했지만 구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됐다. 아울러 안타깝게도 당사자들은 40년이라는 세월로 인해 그때 기억이 희미해졌다. 이들은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그 부분은 기억이 미미하다", "40년 전이라서…"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참여자의 기억으로만 역사가 머물러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부산의 보수색이 짙어지면서 자신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히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망각에 맞서 끊임없이 '기억투쟁'을 지속해야한다. 그 말인즉슨 그들의 기억이 옅어져 결국 사라진 역사가 되기 전에 우리는 하루빨리 이 역사를 조명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5·18의 금남로에서 부산 갈매기가 또다시 소환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

부산 갈매기를 부른 그들에게 금남로가 묻는다.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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