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홍등가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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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환 기자
  • 승인 2020.05.11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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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성 착취는 우리의 생활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태국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성매매 조직이 붙잡힌 한 마사지 업소는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에서 도보로 20분도 채 안 되는 하단 유흥가에 위치해 있다. 부산 최대의 집창촌이라 불리는 속칭 완월동(충무동 2가·3가)은 부민캠퍼스로부터 도보 약 20분 이내의 거리다. 기자는 해당 기사를 취재하면서 부산의 성매매 현실에 한번 놀라고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성매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제일 먼저 완월동 집창촌을 방문했다. 완월동은 유동인구가 많은 남포동과 수산시장에 인접해있다. 하지만 길 하나를 중심으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사람들도 거의 다니지 않고 동네 주민들조차 애써 '없는 동네'로 취급하는 분위기였다. 

완월동 입구 곳곳에는 '미성년자 출입 제한구역' 팻말이 걸려있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미성년자 출입이 제한된다'는 서구경찰서의 팻말도 붙어있다. 팻말을 지나 골목으로 더 들어가니 성매매 업소들이 거리에 빽빽하게 있었다. 낮이라 사람들도 없고 업소들도 영업시간이 아니었지만, 거리는 낡은 건물들과 가려진 간판, 업소 통유리 창에 쳐진 암막 커튼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기자는 거리의 분위기와 업소 현장을 담은 사진을 촬영하려 카메라를 꺼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한 성매매 업소 주인이 "뭐 하려고 사진을 찍느냐. 사진 찍지 마라"고 불만을 표하며 취재에 예민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완월동도 최근 단속 강화와 도시재생 산업 확정의 여파로 폐쇄의 길을 걷는 것으로 보였다. 몇몇 업소는 영업을 중단해 암막 커튼이 걷힌 채로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방치돼 있었다. 거리를 지나다 보니 전기 공급 중단 스티커가 붙은 건물도 몇몇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승학캠퍼스 근처에 위치한 하단 유흥가를 취재했다. 학교 근처를 오가며 종종 지나쳤던 길이지만 기사 작성을 위해 취재차 방문하니 색다르게 느껴졌다. 하단 유흥가는 룸 노래방, 남성 전용 클럽, 룸살롱, 모텔, 나이트, 마사지 샵 등의 이름을 달고 폐쇄적으로 운영돼 정체를 분간하기 힘든 유흥업소들이 넘쳐났다. 게다가 룸살롱과 마사지 샵 간판은 여성의 신체를 강조하는 듯한 이미지가 들어가 있고, 노래방이라 적힌 업소의 간판에는 '미스 미시 항시 대기'와 같은 말이 빠지지 않고 붙어있었다.

거리 중간 중간에 평범한 음식점과 술집도 많아 완월동과는 달리 밤에도 인근 주민들이나 행인들도 꽤 보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 다수가 유흥업소에 붙어있는 헐벗은 사진과 외설적인 간판을 애써 외면하면서 걸어가는 듯했다.

해당 지역들을 취재하면서 멀지 않은 곳에서 성매매가 일어난다는 사실과 성 상품화의 현장을 직접 마주한 경험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인간의 존엄성을 개인의 자유와 돈이라는 명목하에 무너뜨리고 있는 성매매가 하루빨리 근절되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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