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가르칠 것 없는 대학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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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0.05.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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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추계에 따르면 2060년에 학령인구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학생이 있어야 학교도 존속할 수 있으니 학령인구 급감은 교육기관에게 생존의 문제가 된다. 10년 전부터 계속된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평가 결과가 미흡한 대학에 재정지원을 삭감해왔다. 실제로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부산에 있는 한 대학에 대해 교육부는 재정 정상화 시정 명령 미이행 시 강제 폐교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준수한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악화일로인 저출산과 취업난을 고려하면 지금의 상태에 동아인들이 만족해도 되는 것일까? 개인이 체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다가오고 있는 위기에 대처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연구성과에 중점을 두고 대학을 평가하는 ARWU·THE순위에 'Dong-a Univ.'는 없으니 우리 대학은 교육 중심 대학으로 봐야 한다.

정보화 덕분에 정립이 끝났거나 교양 수준의 지식은 대학을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대학 입시부터 공인어학과 공무원 시험, 더 나아가 그 외의 자격증 취득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강의로 준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교육 중심 대학은 다른 대학들에 더해, 온·오프라인에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업체들과도 경쟁 관계에 놓인다. 강의와 연구 이외에도 산적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대학교원들이 오직 기성(旣成) 지식의 주입만을 갈고닦는 사설교육업체의 '1타 강사'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

대학이 학문의 최신 경향에 뒤처지면 교육조차 할 수 없게 되고 있기에 과거 대학을 교육 중심과 연구 중심으로 구분하는 관점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지방의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빠르기에 우리 동아도 연구 중심 대학으로 변화해야 하며 우선 교원이 연구에 매진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교양과 전공기초강의의 온라인 과정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강의는 제작 후 제공에 한계비용 매우 낮기에 학교는 학우들에게 언제든 학문적 기초를 다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온라인 강의의 단점인 동기부여의 부재는 학우들의 자체적 소그룹 학습활동을 장려해 보완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유휴상태인 학교 시설을 점검하고 소규모로 학습과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재설계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가능하다면 강의가 기초교양보다는 각 학문분과의 최신 지식전달의 장이 되는 '내실화'도 더는 희망 사항이 아니다.

학부 교육의 내실화는 경쟁력 있는 졸업생의 배출과 함께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대학원의 정상화에도 이바지한다. 석·박사과정생들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부생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급여와 장학금를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숙련된 연구자로 성장하게 되고 지도교수와 협업을 통해 창의적인 연구를 시도할 수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청사진을 그리고 연구 중심 대학으로의 혁신을 준비해나간다면 우리 대학은 '한강(漢江) 이남'에 머무르지 않고 '사해(四海)의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웅 독자위원
(재난관리학 박사과정 3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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