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살아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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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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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감소세를 보이던 무렵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2020)를 봤다. 공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주인공과 서사의 전개 자체는 크게 특별한 것이 없고, 서스펜스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워낙 빈틈이 많아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분노와 허무, 우울한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던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이 영화를 수락하게 됐을까, 한 편으로는 의아하기까지 했다. 말 그대로 이 영화는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의 엔딩이 그렇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얘기하기 어렵지만 개인의 생존을 전체에게 공유하는 이 장면은 영화적인 순간으로 접근하자면 지나치게 안전하고 손 쉬워 보인다. 다만 이 장면은 청년들의 복잡다단한 문제를 경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서 유발되는 한 가지 질문은 왜 이 영화는 청년 두 명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느냐는 것이다. 잠시 우회해보자.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2019)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안 보여. 앞이 안 보여(…)쓰나미 그런 게 재난이 아니라 우리 상황이 재난 그 자체라고" 말하는 친구의 대사는 더할 나위 없이 청년 세대의 마음을 대변한다. 

정체불명의 유독 가스가 퍼진 도심 속에서 청년 두 명은 위로 올라가야한다.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는 위험한 행위다. 

<#살아있다>도 마찬가지다. 보다 높은 공간에 머물고 버텨야한다. 밖으로 빠져나와 내려가는 것은 죽음을 담보해야한다. 높은 산은 골도 깊기에 잠시 쉬어가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 청년 세대는 액션의 동력을 거의 상실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말 그대로 영화니깐 하강의 액션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생각했다.

생존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우리 곁을 떠도는 바이러스는 그 성질이 매우 질겨 쉽사리 사라질 것만 같지 않다. 바이러스도 끈질기게 버티고 있고, 거기서 살아남아야하는 우리도 그냥 버틴다. 

'버티는 삶'이라는 것은 횡축과 종축, 그 어디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리에 멈춰서 있어야 하기에 매우 경직돼 있다. 그 와중에 나는 하반기 29%의 대기업만이 신규채용을 진행한다는 기사를 읽는다. 

<엑시트>의 그 대사처럼 어떤 방향에서 보아도 지금은 재난 상황이다. 그러니깐 당신도 살아남아야한다. 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살아만 있으시라.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동윤
(국제신문 디지털콘텐츠팀, 신문방송학 '19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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