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 있지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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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서현 기자
  • 승인 2020.10.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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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현 기자

'표현의 자유(Freedom of Expression)'는 사상이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표현의 자유도 이에 포함되기에 우리는 인터넷에서 게시물이나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표현의 자유는 어떻게 행해지고 있을까. 사람들은 특정 사안에 지지를 표하는가 하면, 비판하거나 중립을 선언하는 등 게시물과 댓글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펼친다. 모두 표현의 자유 덕이다. 그러나 욕설 혹은 비방이 담긴 게시물이나 댓글도 자유의 영역에 포함되는가. 이 또한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 본인 기준에서 비난받아 마땅한 상황이라면 이를 향한 그 어떤 욕설이나 비방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공론장 이론에서 '공론장'을 당사자들의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담론 공간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공론장의 당사자들은 담론에 대해 공통된 책임을 진다. 과거 대학의 공론장은 대자보였다. 현재 대학의 공론장은 대표적인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다. 

에브리타임을 살펴보면 소위 '핫플(Hot place의 줄임말)'이라고 불리는 게시물이 논란의 중심에 있으며, 주요 주제로는 △학내 문제 △젠더 △정치 △퀴어 △종교 △학벌주의가 있다.

에브리타임은 이용자가 많고 접근성이 높아 대학 사회 내 이슈나 학내 문제를 공론화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하지만 대자보와 다르게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돼 허위 사실이나 과장된 내용이 게시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핫플의 내용이나 댓글에는 주로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소수의 목소리를 묵살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문제적인 행위다. 이들 중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이는 극소수고, 대다수는 익명 뒤에 숨어있다. 

위르겐 하버마스의 이론처럼 현대 사회에서 공적인 의견형성은 토론과 논쟁처럼 언어적 상호작용을 중심의 의사소통으로 이뤄진다. 더군다나 공론장은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의견 형성을 도출하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 자체가 거대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다. 하지만 공론장이 제약 없는 표현의 자유와 익명성 때문에 원색적인 비난만이 오가고 거짓된 정보가 이용자를 기만한다면 그곳은 더 이상 공론장이 아니다. 그곳은 단지 가면 쓴 투사들의 난잡한 싸움판일 뿐이다. 대학의 공론장 역할을 하는 에브리타임이 지속적으로 혐오와 비방 속에 방치된다면 대학의 공론장은 있지만, 없는 것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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