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산책│시대의 바람에도 놓아선 안 될 것들
│교수산책│시대의 바람에도 놓아선 안 될 것들
  • 김효정 기자
  • 승인 2020.11.16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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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임효원 기자>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은 일상에 지쳐 낭만, 이상을 사치로 취습하며 그 가치를 잊어가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인생 선배인 교수를 찾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은 일상에 지쳐 낭만, 이상을 사치로 취습하며 그 가치를 잊어가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인생 선배인 교수를 찾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다.

지난달 15일, 우리 대학교 이국환(한국어문학) 교수를 만났다. 삶에 대한 깊은 고찰을 책에 녹인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그는 공공도서관 이달의 책 선정위원, 우리 대학 교육대학원 독서 교육 전공 책임교수를 역임하며 독서 교육과 독서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인터뷰 중인 이국환 교수 모습 <사진=김효정 기자>

그는 우선 자신의 저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이국환, 산지니, 2019)를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책을 추천하며 ' 인생의 정답을 찾기 위해 독자들을 이끌어주고 삶이 지칠 때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지침서'라 평가했다. 해당 서적은 지난해 12월 국립중앙도서관 문학 부문 추천 도서로 선정됐으며 부산 시민독서 생활화 운동인 ' 원북원부산'의 올해 추천 도서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 현재 청년들은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우울감을 느끼고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 많은 불안을 느낄 것"이라며 " 내가 쓴 책을 추천하기 민망하지만, 이 책을 통해 불안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와 우리의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다" 고 웃으며 말했다. 책의 1부에선 불안과 스트레스, 감정적 어려움을 우리가 어떻게 다뤄야 하며 극복해야 하는지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2부에선 인간의 존엄성을 말한다. 교수는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이 사회의 소모품처럼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들이 사회의 부속품으로 취급받는 것을 한탄하며 동시에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존중받아야 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그들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자격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자신의 지적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공부의 필요성이 책 속에 숨겨져 있다" 며 사뭇 진지하게 책의 내용을 소개했다.

교수는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문예출판사, 2018)도 함께 추천했다. 1932년 출판된 디스토피아 SF 소설로 극도로 발전한 기계 문명이 개인을 철저히 통제하는 계급 사회를 그렸다. 또한, 이를 전체주의와 연결해 비인간적 기계 문명이 가져올 미래를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멋진 신세계』는 미래를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천 년 동안에』(마루야마 겐지, 문학동네, 2011), 『1984』(조지 오웰, 민음사, 2003)와 함께 3대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소설로 평가받는다.

이국환 교수는 책이 ' 멸균 사회' 즉, 바이러스가 없는 사회를 다루고 있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 작가가 멸균된 문명사회의 문제점들을 우화적으로 제시하며 멸균 사회가 불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며 " 실제 인류 문명 역사상 균과 공존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바이러스를 조심하되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작가가 전하는 계급 사회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 책 속 미래 사회에서는 시험관에서 배양된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계급이 정해진다. 사회는 시스템적으로 하층 계급의 아이들이 책과 꽃을 만지면 강한 전류와 굉음을 발생시켜 평생 이들이 책과 꽃을 혐오하게 만든다" 며 책 속 계급 사회의 잔혹함에 대해 몸서리쳤다. 그는 "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소설 속 ' 책'은 공부와 지식을 상징하고 ' 꽃'은 꿈과 이상 그리고 낭만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그는 " 꿈과 이상, 낭만을 잃은 책의 배경 속 하층 계급의 아이들은 현실의 청년들과 다르지 않다. 스펙과 자격증만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이상과 낭만을 잃었다" 며 현재의 청년들을 걱정했다. 교수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잃어버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추천한 두 권의 책을 통해 청년들이 잃어버린 가치를 깨닫고 이를 되찾길 바란다" 며 청년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했다.

덧붙여 그는 대학생들에게 뿌리 깊은 나무가 되길 당부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강한 바람에도 뿌리가 단단해야 흔들리지 않는다"며 여러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함을 부탁했다. 더불어 흔들리지 않는 힘을 기르는 방법으로 독서를 강조했다. 그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받아들이는 ' 공독'이 필요하다. 자신의 사유를 글로 정리하는 시간이 대학생을 진정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독서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대화를 끝마치며 교수는 마지막으로 꿈과 이상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꿈은 외려 이루지 말자고 있는 것이 꿈"이고   " 꿈과 이상은 마치 날개처럼 우리를 비상하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 날개를 접으면 바닥으로 추락한다. 항상 이상과 꿈을 품고 살아야 비상할 수 있다" 며 대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우리 사회는 취업난·저출산·경기 불황·팬데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 청년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며 좌절하기도 한다. 인생을 뒤흔드는 바람 속 우리는 꿈과 이상, 낭만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깨닫고 스스로를 성장시킨다면 꿈과 이상의 날개로 비상하는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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