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가 바꾸는 하루, 미라클 모닝
일찍 일어나는 새가 바꾸는 하루, 미라클 모닝
  • 제서현
  • 승인 2021.03.02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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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SNS는 4:30, 5:30, 6:00의 숫자들이 장악했다. 일명 '미라클 모닝 챌린지'다. 인스타그램에는 '미라클 모닝'으로 해시태그 된 게시물만 27만 건이 넘는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하완, 웅진지식하우스, 2018),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손힘참, 부크럼, 2018) 등 힐링을 갈망하던 청년들의 하루가 다시금 바빠지고 있다.

#미라클 모닝

 

<일러스트레이션=임효원 기자>


미라클 모닝은 2016년 자기계발서 『미라클 모닝』(할 엘로드, 한빛비즈, 2016)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새벽이나 이른 아침을 자기계발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아침형 인간'은 성공을 위해 일과를 일찍 시작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미라클 모닝은 자아실현을 위해 여유 시간을 활용한다는 것에서 차이를 보인다. 해당 서적은 올해 2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발간 후 5년이 지난 현재 '미라클 모닝'이 재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대학교 송유진(사회학) 교수는 "한때 '아침형 인간'이 유행한 적이 있듯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는 꾸준히 있었는데 최근 SNS를 통해 사람들을 모집하고 함께 경험을 나누면서 유행 현상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블로그를 통해 미라클 모닝 챌린지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양은희 씨는 일이 아닌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도전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라클 모닝이 준 가장 큰 변화는 책 읽기 습관이다. 그는 "아침 독서를 시작으로 출퇴근길과 같은 자투리 시간에도 책을 읽게 됐다"며 "아침 1시간이 하루를 바꾸고 인생을 바꾸게 해준 셈"이라 말했다.

SNS에서 모임을 꾸려 챌린지에 참여 중인 최유리 씨는 "요즘 『영어 회화 100일의 기적』(문성현, 넥서스, 2015)이라는 책을 매일 한 회차씩 풀어 80일째 공부하고 있다"며 "미라클 모닝에 성공하니 습관 형성과 도전이 쉬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효과를 경험한 뒤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유하게 됐다고 한다. SNS상에서 지인과 공유하고자 만든 모임은 어느새 외부인들까지 동참해 규모가 커졌다. 최유리 씨는 "미라클 모닝을 잠시 멈출 때도 있다. 하지만 함께하는 활동이 되면 휴식기 후에도 도전의 연장선을 느낄 수 있어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불안한 미래, 여유를 위한 도전


우리 대학 최혜원(사회학) 교수는 "4차 혁명의 도래에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까지 더해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더 증대했다"며 "이런 상황에 미라클 모닝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쓰지 않는 개인 시간을 자기계발에 사용함으로써 변화에 자신을 잘 적응 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송유진 교수 또한 "고용 불안정은 높아지는데 평균 수명은 길어졌다"라며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야 한다는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이런 유행을 가져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유리 씨는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도 희미해졌다. 퇴사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것"이라며 "자기계발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미라클 모닝을 유행시킨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한편 미라클 모닝이 지난해 유행하던 '욜로', '워라밸' 등 여유 있는 삶에 대한 열망이 이어진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삶의 여유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아침 시간에 자기 자신을 가꿔 능력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A(관광경영학 1) 학생은 "미라클 모닝 역시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자는 욜로 정신과 지향점이 비슷하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서는 자기 관리가 뒷받침돼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닉네임 달곰으로 블로그를 운영 중인 대학생 B(서울여대 1) 씨는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선, 나만의 시간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며 "미라클 모닝은 비교적 여유로운 새벽과 아침을 활용해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함께 해요. 미라클 모닝 챌린지

 

▲최유리 씨의 미라클 모닝 인증 기록
<제공=최유리 씨>


양은희 씨는 "미라클 모닝은 반드시 새벽에 일어나 잠을 줄여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 아쉽다"며 기상 시간보다 기상 직후의 태도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일어나서 1시간 동안 미라클 모닝 시간을 가진다"며 "새벽이 아니더라도 오전 8시, 9시에 일어나도 괜찮다. 시간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는 나만의 루틴을 실행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열풍이 과열화된 스펙 쌓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염려되기도 한다. 성공이나 성취보다는 나의 만족과 행복을 위한 루틴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송유진 교수 역시 "타인에게 미라클 모닝을 강요하거나, 이를 실천하는 데 지나친 강박을 갖게 되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그 외의 측면에서는 미라클 모닝이 자기계발을 위해 스스로에게 노력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사회 현상 중 하나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 중인 김민수 씨는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던 새벽을 오롯이 스스로 선물하는 것이 삶에 있어 중요한 가치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딱 30분 만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천천히 시작해 봤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제서현 기자
180940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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