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취재단 기획 ①] 무너지는 부산지역 대학, 지역도 무너진다
[부산공동취재단 기획 ①] 무너지는 부산지역 대학, 지역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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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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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면에서 이어짐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대학

 지역대학이 소멸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과 더불어 학령인구 급감이 현실화하면서 지역대학부터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처음으로 50만 명 미만을 기록하며 49만 3,433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국 대학의 입학 정원은 55만 659명(정원 외 포함)에 달해 대학 정원이 학령인구를 넘어서는 이른바 역전 현상이 본격화됐다.

부산지역 대학의 2021년 수시모집 경쟁률을 살펴보면 부산대의 최종 경쟁률이 10.81대 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부경대 7.20대 1 △우리 대학교 6.60대 1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들 세 대학 최종 경쟁률은 모두 지난해보다 하락했으며 추가모집을 제외한 △동명대 4.71대 1 △신라대 4.70대 1 △부산가톨릭대 4.63대 1로 4점대에 그친 대학이 다수였다. 반면 수도권 대학의 평균 수시 경쟁률은 13.85대 1에 달해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가 지역대학에 직격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생 수 감소는 대학의 재정 악화와 연결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국·공립대나 학생 수 감소 영향이 적은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대다수 사립대는 학생 등록금에 운영비를 의존하고 있어 심각한 재정 부족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12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발간한 '2020년 사립대학재정통계'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 평균 등록금의존율은 53.7%로 나타나 정원 감소는 대학에 치명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동부산대학교(이하 동부산대)가 폐쇄됐고 이외에도 사학비리와 재정 악화로 지금까지 총 17곳 대학이 문을 닫아 지역대학의 소멸은 현실로 다가왔다.

살길 찾아 나선 지역대학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대학은 생존을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부경대는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비하고 제7대 장영수 총장의 '혁신창학'이라는 비전에 따라 학사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개편안으로는 '학부대학'을 신설해 융·복합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1학년 교육 및 기초 교양을 전담하는 내용과 단과대학에 '학부제'를 시행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양한 전공을 하나의 학부로 묶어 12개의 새로운 학부를 만들 계획이며, 전공이 다르더라도 같은 학부일 경우 공통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단과대학 및 학과·전공이 새로 신설된다. 대표적으로 '정보융합대학'은 공과대학의 기존학과에 빅데이터전공, 휴먼ICT융합전공 등을 추가해 총 6개 학부에 14개의 전공으로 구성된다. 또한, 인문사회과학대학에서는 사회복지학전공을, 자연과학대학에서는 과학시스템시뮬레이션학과를 신설했다. 이에 대해 부경대 기획과 권석란 팀장은 "개편안에 대한 교육부 심의 결과가 2월 안에 나올 전망이며 심의에 따라 확정안을 발표해 2022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도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정원 조정 사항에 따라 2021학년도 학칙 개정안을 토대로 학제 개편을 진행했다. 글로벌비즈니스대를 국제대로 개편했고, 컴퓨터·AI공학부를 신설했다. 국제대 소속 학과는 기존의 글로벌비즈니스학과와 △영미학과 △중국학과 △일본학과로 구성되며, 컴퓨터·AI 공학부는 △컴퓨터공학과 △AI학과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유학생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2일, 우리 대학은 교육부가 지정한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의 △외국인 유학생 중도 탈락률 △유학생 등록금 부담금 △유학생 생활적응 지원 등 모든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해당 인증제 자격을 내년 2월 28일까지 유지하게 됐다.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 오민홍 처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많은 대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증 대학 자격이 유지된 만큼 유학생들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인재 양성과 대학의 국제화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 3월부터 적용되는 3주기 인증제 통과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라대 또한 대책을 마련하기에 나섰다. 지역 물류 산업의 수요에 발맞춰 항공교통물류학과를 신설했다. 또한, 인공지능 전문·융합 인력 양성 교육, 산업체 인공지능 R&D 지원,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특성화 추진을 위한 인공지능학과가 신설됐다. 한편 경쟁력이 낮은 음악학과와 무용학과 등을 폐과하기로 결정해 학생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더불어 수시모집 최초합격자에 한해 모집단위별 상위 10% 이내 학생들에게 2년간 수업료 전액, 상위 30% 이내의 학생들에게는 2년간 수업료 반액, 그 외의 신입생들에게는 1년간 수업료 반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또한, 정시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1년간 수업료 50%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신라대 관계자는 "신라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신라대는 LINC사업과 대학혁신지원사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율을 높이고, 산학협력사업으로 지역 강소대학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라지는 대학…지역 경제도 '휘청'

부산지역 대학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입 경쟁률 약화와 낮아지는 입결 성적으로 인해 수험생들은 부산을 떠남과 동시에 대학은 재정난에 허덕인다. 이는 비단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역 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대표적으로 동부산대가 강제 폐교된 뒤 인근 상권 또한 초토화가 됐다. 

동부산대 앞에서 3년째 문구점을 운영 중인 최미복 씨는 "동부산대가 폐교되기 전에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폐교 후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인근 가게도 대부분 폐업한 상황이고, 우리도 현재 수입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게 유지가 힘들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상권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른 업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동부산대 인근에서 25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 중인 이경숙 씨는 "폐교 후 학생 손님이 끊겨 매출이 급감했다"며 "간간이 찾아오는 일반 손님 덕에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변 식당들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학 위기는 곧 대학가의 침체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부산지역 대학의 위기가 부산시 경제에도 타격을 줄까. 해운대구청 일자리경제과 경제진흥팀 관계자는 "현재 구청에서도 동부산대 폐교 후 주변 상권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폐교는 이뿐만 아니라 자치구 상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부산시청 관계자 역시 "동부산대의 폐교 과정과 지역 상권의 붕괴, 지역 경제의 위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대학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에 관한 질문에는 "2019년 전국 최초로 대학협력단을 신설이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대학협력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지역대학과 협력을 통해 재정적·행정적 지원과 플랫폼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부산시 플랫폼 지원사업은 부산시의 주요 대학사업으로 △지역사회 연계 우수인재 육성 사업 △산학협력사업 △지역기여사업이 있다. 부산시에서도 지역대학 위기 방안을 함께 모색하며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드러나지 않아 사업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이대로 괜찮은가 

지역대학의 어려움에는 대학역량진단도 한몫한다. 대학 구조조정 정책의 일환인 대학역량진단은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보다 지역대학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늘렸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수도권대학에 유리해 사실상 '지역대학 죽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학교 총 66개교 중 약 87.9%(58개교)가 수도권 대학이었다.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정원 감축 권고 없이 국고로 재정 지원을 받게 돼 지역대학들은 선정이 절실하다.  

이러한 지역대학의 목소리에 2018년 당시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전체 진단 대학 대비 자율개선대학 비율을 기존에 계획된 60%보다 4%p 더 늘린 64%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율개선대학 탈락 대학 비율은 이전과 다름없이 40%였다. 결국 지역대학에 불리한 현행이 유지된 셈이다. 

또한, 지역대학은 2021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미달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번 연도에 진행될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신입생 충원율 평가 점수가 높아져 올해 진행될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지역대학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산공동취재단은 대학기본역량진단 지표를 분석해 지역대학에 대한 배려가 어째서 변질했는가를 알아볼 예정이다. 〉〉 제1166호 3면에 계속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공동취재단
(동아대학보,부경대신문,신라대학보)

박주현·박서현, 최희수·권수민, 유정연·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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