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부산│모두에게 드리는 채식 한상 '소반식당'
│#여기 부산│모두에게 드리는 채식 한상 '소반식당'
  • 김효정 기자
  • 승인 2021.04.05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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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대영로 85번길 21
영업시간 : 11:30-20:00, 수요일 휴무.

 

육류를 피하고 채식을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는 이들을 '채식주의자', '비건'이라고 칭한다. 이들은 자신의 건강 혹은 동물 생명권·환경을 향한 각별한 마음으로 채식을 하고 있다. 

2019년을 '비건의 해'라 부를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인 비건 열풍이 불었다. 인스타그램엔 '#비건'으로 태그된 게시물만 52만 건이 넘으며 국내에서도 차츰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 영업 중인 비건 식당의 수는 그런 관심들에 미치지 못한다. 부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구글 지도를 통해 찾아본 부산 비건 식당은 총 15곳이었다. 그중에도 기자가 방문한 식당은 우리 대학교 부민 캠퍼스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소반식당'이다.

직접 방문한 소반식당은 소박하지만, 손님을 배려한 인테리어가 곳곳에 자리해 있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화분과 자리별로 나눠진 테이블 매트가 정갈하고 깔끔한 식당 분위기를 더욱 살려줬다. 날마다 새롭게 구성된 6가지 반찬이 나오는 소반 정식부터 젊은 층에게 인기가 좋은 콩 치킨과 표고 탕수까지. 소박하지만 알차게 구성된 메뉴들에서 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꼼꼼히 신경 쓴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 서구에 식당을 연 이유가 있다면.

 

채식하는 사람으로서 서구에 살며 주변에 비건 식당이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채식 홍보도 할 겸 집과 가까운 거리에 내가 직접 차려보자는 생각으로 식당을 열게 됐다.

 - 손님들이 많은 편인지.

 

오시는 손님의 60%는 채식주의자다. 그 외에 젊은 분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오시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음식이 맛있다는 주변 소문을 듣고 찾아오시는 것 같다.


- 본인은 채식주의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채식을 시작한 지 20년째다. 돼지 지능 실험을 보니 생각보다 지능이 높았다. 내가 알던 돼지 이미지와 너무 다르기도 했고. 그래서 자연스레 육류를 멀리하고 채식을 하게 됐다. 식습관을 바꾼 후 오히려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이전엔 고지혈증이나 성인병에 시달렸었다. 그런데 채식을 시작하곤 차츰 몸이 좋아졌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때문인지 가게를 운영할 때도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

 


- 채식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채식하면 할수록 생명에 대한 사랑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채식하면 주위에 대한 사랑이 더 많아지고 마음이 선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주변에 길고양이들을 봐도 내가 보살펴야겠단 생각이 많이 든다. 겨울철에 고양이들이 물 섭취가 안 돼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항상 가게 앞 항아리 그릇에 고양이들이 마실 수 있도록 물을 담아 놓고 있다.

- 가게를 운영하는 신념이 있다면.

 

가족에게 주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암 환자나 채식이 꼭 필요한 분들도 많이 찾아오시는 데 이런 분들에겐 덜 자극적으로 음식을 대접해드리기도 한다. 유전자 조작 식물(GMO) 식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돈을 벌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채식주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 양심적으로 가게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가게를 시작하고 힘든 점이 있었다면.

 

 

비건 식당인지 모르는 손님들이 가끔 있다. 이런 분들은 생선이나 육류를 요구하시기도 한다. 하지만 단호하게 채식 식당이라 드릴 수 없다고 말씀드리는 편이다. 나이가 있으신 분 중엔 밥을 드시며 술을 찾으시는 손님들도 있는데 이럴 때도 가게에서 음주는 안 된다고 말씀드린다. 채식을 위한 채식주의자들의 식당이기 때문에 곤란할 때도 있지만 딱 잘라서 거절하고 있다.

- 가게를 운영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가끔 손님 중 채식 식당인 줄 모르고 음식을 드신 경우가 있다. 나중에 콩이나 채소로 만들어진 음식이란 것을 설명하면 그냥 고기인 줄 알았다며 놀라는 분들이 많다. 사실 채식이라 하면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음식을 통해 채식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근처에 대학이 위치해 있다 보니 학생들도 종종 찾아오고 있는 것 같다. 학생들이 더 많이 가게를 찾아와야 채식이 더 잘 알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학생들이 가게를 찾아와주면 너무 고맙고 더 잘해주고 신경 써주려고 노력한다. 오신 손님들이 계속 채식에 관심을 가져 우리 식당에서의 경험이 채식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기다리는데 많이 배고플 텐데 먼저 먹고 있으라며 사장님이 견과류와 보이차를 건네주셨다. 식사할 때도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음식은 입에 맞는지 조심스레 물어보시는 사소한 친절에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일까. 소반식당은 다시금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손님들에게 사소한 안부를 묻고 함께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평소 채식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고, 채식주의자들에겐 그들을 위한 공간이 돼주는 소반식당. 채식이 망설여질 수 있지만, 걱정은 제쳐두고 일단 한번 찾아가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김효정 기자
 Juwon100@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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