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실망이 침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각사각│실망이 침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 장유진 기자
  • 승인 2021.04.0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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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오늘도 사각(死角)과 여러 각도(角塗)를 조명하며 사각사각 연필 소리를 낸다. 
 

장유진 기획취재부장

인터뷰 섭외의 난관이야 기사마다 늘 있었다. 매번 취재요청용 계정 보낸 메일함엔 '읽음'보다 '읽지 않음'이 더 많았다. 하지만 기사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기획할 당시 기사의 목표는 장애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듣고, 담아내는 거였다. 부산권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와 관련 기관 이곳저곳에 연락을 돌리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수소문했다. 그러나 늘어나는 인터뷰 문의가 무색하게도 기자의 핸드폰은 잠잠했다. 거듭되는 실패 끝에 일주일 만에야 겨우 인터뷰이들을 구했다.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한 이후로는 기자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깨닫는 매일의 반복이었다. 인터뷰이들은 본인이 직접 겪은 상황이나 주변의 다른 장애대학생들이 전해준 경험담을 토대로 그들의 불편한 실상을 보여줬다. 사전 조사를 통해 알아본 비대면 수업 상황 속 장애 학생들의 고충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그들의 학습을 방해하는 불편은 갖가지의 형태로 대학 곳곳에 존재한다. 가상대학 시스템과 화상 수업 프로그램, 심지어 교내 건물 출입구 폐쇄 방식 또한 장애대학생들에겐 쉽게 넘기 힘든 산이다. 비단 이 기사에 담아낸 내용이 지난 포스트 코로나 세 학기 동안 그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갑작스러운 수업 방식 변화가 복지 사각지대를 한껏 키운 상황에 놓치게 된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 인터뷰이를 더 섭외하는 게 가능했다면 장애대학생들의 학습을 막고 있는 장벽을 더욱 많이 조명할 수 있었으리란 아쉬움과 후회가 크다. 

인터뷰이 중 한 명은 장애대학생들이 지원센터 상담이나 담당 교수와의 면담 등 어려움을 토로할 창구가 있어도 좀처럼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학교나 기관에 불편한 점을 말해왔지만, 아무리 전달해도 변화하는 게 없었기에 시도해 볼 필요성을 잃은 분위기"라며 현실을 전해줬다. 연이은 실망에 목소리를 낼 의지를 잃었다는 인터뷰이의 탄식이 잊히지 않는다. 어쩌면 이번 기사의 인터뷰 요청에 유독 응답이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장애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전달하고자 쓴 기사이나, 솔직하게 말해 여기에 담긴 이야기가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전해준 인터뷰이들이 허무감을 느끼지 않게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 기사를 접한 이들이 장애대학생들의 시각으로 일상을 살펴보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누군가 오래 소망했던 변화의 첫 단추가 끼워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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