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당신의 진짜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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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1.05.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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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슈퍼 히어로 장르를 매우 좋아한다. 슈퍼 히어로란 미국의 굉장히 역사가 깊은 콘텐츠 중 하나이면서, 요즘 들어 가장 잘나가는 문화 상품이기도 하다. '디즈니'의 마블 프랜차이즈 영화가 약 10년 동안 월드 와이드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배트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다크 나이트>(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2008)같은 작품을 필두로 평론가들에게 작품성 또한 검증됐다. 작품성에 오락성까지, 이러니 시대를 풍미할 수밖에 없다.

그중 슈퍼 히어로에 관한 이야기 중 눈길이 가는 글이 있었다. 마블 프랜차이즈 영화의 등장인물인 '캡틴 아메리카'(이하 캡틴)가 미국의 패권주의를 상징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름부터 미국을 강조하는데, 코스튬의 모티프인 성조기는 의아함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재미있는 점은 실제로 캡틴은 패권주의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캐릭터라는 것이다. 작중 캡틴은 강력한 체제가 오히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체제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 패권주의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미국의 자유주의를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어째서 이런 캐릭터가 패권주의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는가. 그것은 아마 콘텐츠를 표면적으로 소비했기에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추측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래 콘텐츠의 소비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필자는 요즘도 유튜브에서 영화를 요약하는 영상을 보면 놀라곤 한다. 콘텐츠를 해석하며 얻는 지적인 쾌락이나, 인물에게 공감하여 얻을 수 있는 감정의 확장 등도 엄연히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얻을 것들인데 요즘의 콘텐츠는 소비를 위한 소비물이 돼버렸다. 그저 시간을 죽이기 위해 콘텐츠를 소비한다면 그런 무의미한 것이 또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리뷰 동영상을 보고 들은 해석들은 소비자 본인의 느낌과 생각이 아니다. 콘텐츠를 직접 소비하며 떠올리는 생각이 진짜 소비의 결과물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단순히 '좋다, 싫다'라고만 말하는가? 그렇다면 콘텐츠를 표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근원을 알아보려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근원을 파악하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맥락을 이해하면 콘텐츠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의도를 파악하면 이제 그 뒤로는 소비자의 자유이다. 제작자의 의견을 해석해도 좋고, 반박해도 좋다. 인물에게 더 깊이 공감하며 작품을 음미해도 좋다. 어떻게든 한다면 '좋다, 싫다'보다 더 구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담금질을 거친 생각은 뿌리가 단단해 쉽게 남에게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진짜 당신의 생각이다. 그 생각이 요즘같이 질 나쁜 매체와 공포감을 주는 선동이 범람하는 시대에 여러분을 지켜줄 갑옷이 돼 줄 것이다.
 


조준혁(정치외교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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