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취재단 기획③] 대학 기업화, 극복 방안은?
[부산공동취재단 기획③] 대학 기업화, 극복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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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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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학의 기업화는 △교수 △강사 △학생 △학내 노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각에서는 대학을 투자라고 인식해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미국식 대학 모델'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2019년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공립대 연간 대학 등록금은 약 540만 원으로 OECD 국가 중 8번째로 비싸다고 나타났다. 사립대의 경우 연평균 약 980만 원으로 △미국 △호주 △일본에 이어 4번째로 비싸다는 결과가 나왔다(본지 1157호 3면 참고). 

또한, 2019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등교육 정책 중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등록금 부담 경감'이 33%(1,320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부응(중앙대 영어영문학) 교수는 "미국 사립대는 등록금과 기업인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운영돼 미국에서는 대학과 대학교육을 투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한국도 마찬가지로 대학교육을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법으로는 이윤을 추구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윤을 취하고 있어 대학이 가진 공적 목적이 잊혔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대학교육과 대학 운영을 돈벌이로 생각하면 대학 본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학생들은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 없이 본업인 공부에 충실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대학 재정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된다(본지 1157호 3면 참고).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이 등록금 납부 거부 운동을 해야 교육이 투자라는 생각이 사라질 것이고 기업화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대학의 경쟁 구도를 부추기는 현상도 비판했다. 그는 "대부분 대학의 성적 평가 방식은 상대평가인데, 이러한 방식은 학생들끼리 공동체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한다"며 "상대평가를 통한 경쟁 체제도 대학의 기업화의 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화된 대학에서 기업식 경쟁을 내면화시키는 과정이 교육 과정으로 돼 있는데, 이런 상태를 벗어나야만 학생들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대학 모델'이나 '공영형 사립대'와 같이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이 더욱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이에 고부응 교수는 "독일 대학은 교육과 학문이 전체 사회 구성원을 위한 것이라는 틀을 만들었다. 전 세계 모든 대학이 원칙적으로는 독일 대학 모델을 표방하지만 20세기 후반 이후 미국식 대학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독일 대학 모델이 위협받고 있다"며 "재정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북유럽 대학 모델'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느끼는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 대학 위기 극복 방안으로 공유성장형 대학체계가 제시되고 있는데, 이 체계에도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의 고등교육을 책임지지 못하면서 생기는 문제는 비단 기업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 대학의 위기와 학벌주의 등 한국 교육과 사회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되는 대학 서열화 문제가 국가 고등교육을 책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러스트레이션=임효원 기자>

실제로 우리나라의 사립대와 국립대의 비율은 각각 약 80%와 20%로 고등교육의 대부분을 사립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OECD 교육지표 2020'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에 따르면 초·중등교육 지출액은 OECD 평균보다 높았지만, 고등교육 지출액은 1만 633달러로 OECD 평균인 1만 6,327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국가의 고등교육에 대한 외면으로 대학의 교육 여건과 자원이 공평하게 배분되지 못하고 대학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맞물려 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구성하고 몰리면서 대학 서열화를 심화했다. 한편, 한국 교육과 사회 문제의 근본 원인 되는 대학 서열화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입시와 재정지원을 연계하는 대학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대학의 자원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태훈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대학 서열화의 발생 원인에 대해 인식적, 현실적인 면을 분석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에서 보듯 수도권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흔하게 자리잡혀 있고, 소위 능력주의적 가치관에 의해 성적순으로 서열화된 대학에 들어가 그 결과물을 개인이 취하는 게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학교육을 공공의 선을 실현하는 제도로 생각하기보다는 개인의 성취를 위한 사적 영역의 제도로 인식한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실적인 면에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매우 심각하므로 취업 기회가 유리한 수도권 대학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소위 인(In)서울 대학 중심의 대학 서열화가 심화한 것이다"라며 "우리나라의 대학의 80% 이상이 사립대학이다 보니 국가가 대학 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강하게 시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현실적인 원인에 속한다"라고 밝혔다. 

대학 서열화가 낳는 다양한 병폐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학서열에 따른 타인의 평가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사람들은 스스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는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 서열화의 해결방안으로 대학의 공유성장과 공동입시를 실시하는 네트워크 형성을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재정 투명성과 공동입시를 통한 대학서열 완화를 공공성의 조건으로 삼아 국가가 네트워크 참여 대학에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하는 방식"이라며 "이처럼 대학의 공공성을 높이면서 국가의 책임성을 높이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서열화 해소에 교육 자원 공유, 공유성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각 대학에 흩어져 있는 교육 자원을 공유하게 되면 교육 여건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현재 대부분 대학의 전임 교수 확보율이 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점교류가 활발해진다면 비슷한 전공에서 더 다양한 수업을 수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공동취재단
(동아대학보,부경대신문)
박주현·박서현·제서현, 최희수·권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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