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혐오로 물든 시대, 그 속의 청년들
│사각사각│ 혐오로 물든 시대, 그 속의 청년들
  • 김효정 기자
  • 승인 2021.06.01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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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오늘도 사각(死角)과 여러 각도(角塗)를 
  조명하며 사각사각 연필 소리를 낸다. 

 

 

관련기사 : 성별이 비난의 이유가 될까 2021.05.31

김효정 기자
김효정 기자

혐오는 소수자 일부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다. 성별을 이유로 혐오를 당하다 보니 이젠 모든 사람이 혐오의 대상이 됐다. 각종 커뮤니티를 보면 서로 헐뜯기 바쁘다. 전혀 관련 없는 주제가 갑자기 상대방의 성별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번지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취업 시장은 얼어붙었으며 청년들은 3포(연애·결혼·출산) 세대를 아득히 넘어 이제는 포기하는 것을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서로 도와줘도 견디기 벅찬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쩌다 이성을 적으로 돌린 것일까. 혐오로 얼룩진 사회에서 배려, 양보, 연대란 단어들은 바래갈 뿐이다.

민감한 상황 속에서 기사를 작성하려 하다 보니 다른 어떤 기사들보다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였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취재에 임했다.

인터뷰이 선정부터 질문 내용까지 모든 부분에 신경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어떤 인터뷰이들은 기자에게 비난의 말을 던지기도 했다. '제대로 알고 기사 써라', '이런 데 시간 쓸 가치를 못 느끼겠다', '정신 차려라'는 말을 들었다. 인터뷰 자체를 성사시키는 것조차 어려웠다. 인터뷰 주제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인터뷰 거절은 점차 일상이 돼 갔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자 기사를 쓰겠다며 호기롭게 이 주제를 가져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고 비난 속에서 상처받고 화가 나기도 했다. 혹시나 기사를 편향되게 썼을까, 인터뷰이의 의도와 내용이 다르게 들어가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들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쓸 수밖에 없는 기사였다. 일부 사람들에겐 공감, 더 나아가 위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다며 서로를 갉아먹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한 발짝 떨어져 혐오로 찌든 사회가 씻기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믿는다. 그들은 그때가 오길 바라면서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길, 그들의 노력으로 더 나은 내일이 조금이라도 빨리 오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기자는 오늘도 글을 쓴다.


 김효정 기자
 Juwon100@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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