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취재단 기획④] 떠나가는 청년, 붙잡지 못하는 부산
[부산공동취재단 기획④] 떠나가는 청년, 붙잡지 못하는 부산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21.09.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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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거주하는 청년 A 씨는 졸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부산에서 나름 이름 있는 대학을 나왔지만,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부산에서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평생 부산 토박이였던 그는, 결국 등 떠밀리듯 부산을 떠났다.

 

<일러스트레이션=이지원 기자>

 

탈부산 청년, 그들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

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들의 탈부산 현상이 가속화됐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 지역에 순유출된 부산 인구는 총 1만 172명이었다. 이중 20대가 59.8%(6,083명)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청년 정책 연구과제로 우리 대학교 이다윗(정치외교학) 교수, 박소연(행정학 박사과정 3학기) 대학원생이 작성한 '부산시 청년취업지원사업 참여 활성화 방안: 지역 내 대학 네트워크 활용'에 따르면 지난 23년간 약 55만 명의 청년이 부산을 떠났다. 부산 지역의 청년 인구 비중은 2000년 기준 36%에서 2020년 기준 25%로 10%p 이상 급격히 감소했다. 


우리 대학 이다윗 교수는 "미성년자가 대학에 진학해 성년이 되면 청소년에서 청년이 된다. 이 시기부터 탈부산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입학, 졸업 이렇게 거듭 유출되는 청년 인구는 결국 출산율 저하, 고령화 사회로 인한 경제 통상 인구 감소를 일으킨다. 이에 도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 전했다. 


이어 그는 "청소년들이 수도권 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것 역시 대학 서열 문제와 더불어 수도권 도시 경쟁력이 부산보다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청년들의 탈부산에 관해 엄창환 부산청년센터장은 "탈부산 현상은 곧 지역사회의 위기"라며 "생산 가능 인구감소와 지역의 경쟁력 감소는 지역사회 붕괴를 불러온다"고 우려했다.


부산을 떠나 경상북도 경주에서 생활하고 있는 25세 김연실 씨는 부산 청년들의 탈부산 원인으로 "공공기관 및 대기업으로의 좁은 취업문"을 들었다. 언론 분야 취업을 준비 중인 김옥천(부경대 신문방송학 4) 씨 또한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난 상황이다. 그는 "언론 분야의 경우, 지역 언론사는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공채 역시 자주 뜨지 않는다"며 "인턴과 공채를 준비하다 부산 지역 언론사 공고가 단 하나도 뜨지 않는 것을 보고 부산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0년에 발표한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에 따르면 부산 소재 대학 졸업생 중 58.6%만이 부산에서 첫 직장을 갖고 나머지는 경상남도와 서울 등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지난해 인구이동 추이를 살펴봐도 부산에서 전입 및 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경상남도 △서울특별시 △경기도 순으로 많았다. 부산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은 2015년 4,155명에서 2019년 13,520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다윗 교수는 "울산과 경남 같은 경우 부산보다 유명 기업들이 많이 위치했다. 예를 들어 울산 현대 자동차나 경남 조선소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꼭 취업 문제가 아니라도 주거 문제로 인해 위성도시로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양산, 김해를 보면 지하철이 연결돼 있어 연결성이 좋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니 부산에 적을 두고 타지에서 일을 하거나, 일을 하며 거주지를 옮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청년들의 탈부산 현상을 폭넓게 본다면 △주거 △출산 △양육 △교육 △보육 △경력단절 문제 등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다만 아무래도 가장 시급한 게 취업 문제라 더 부각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회사 이직을 위해 부산을 떠난 31세 서민지 씨는 현재 수도권 디자인 업계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유독 부산이 디자인 분야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것 같다"며 "비교적 많은 기회가 있는 서울로 옮긴 후 분야 전문성이나 디자인 방향성의 차이, 요구되는 역량 등 업무 퀄리티가 이전보다 높아지고, 일상생활 속 이용가능한 문화 공간 또한 넓어졌다"고 달라진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옥천 씨는 "지금 부산은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라 말하기 힘들다. 일자리다운 일자리가 얼마 없으니 부산에서 대학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을 위해 다시 떠나는 역 유출 현상이 발생한다"며 "공기업, 공공기관과 같은 기업 유치와 지방 분권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엄창환 센터장은 "사실 이러한 탈부산, 탈지역의 근본적인 문제는 미래불안"이라고 전하며 "청년들이 불안한 미래로 인해 겪고 있는 사회 문제들이 탈부산, 탈지역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이 잘 된, 도시 경쟁력이 높은 곳으로 가지 않으면 취업과 삶에서 높은 질을 누리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탈지역 현상은 부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 거제시 당협 김선민 청년위원장은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인구 분포를 가지고 있으며 제2의 수도라고 공언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부산 청년층의 탈부산 현상은 비단 부산만이 아니라 전국의 탈지역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엄창환 센터장 역시 "부산 청년들은 서울을 많이 비교하는데, 경남이나 창원 등지에서는 부산과 비교를 한다. 마찬가지로 통영이나 진해 등지에서는 창원이 우선 비교 대상이 된다"며 "전국적으로 봤을 때 위와 같은 방향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있음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국가 전반적 문제"라며 '부산임에도 떠나는 것'을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엄 센터장은 "부산은 2등 도시라 불리는 만큼 인프라면에서 여러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 아직은 새로운 시도나 복구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존재한다"며 "지난 10년간 청년 문제를 다뤄왔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독려의 말을 전했다.

 

<일러스트레이션=정영림 기자>

 

'2등' 타이틀도 버거운 부산

부산은 오랫동안 서울에 이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인구 유출과 고령화 문제 등 여러 문제로 이 입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김선민 청년위원장은 "시간이 점차 흐를수록 부산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는 것이 느껴진다"며 "현재의 부산을 뛰어넘을 많은 잠재적 요소가 발휘됐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엄 센터장 또한 "요즘은 서울시 다음 순위로 거론되는 도시가 부산이 아니라 수도권 지역이며 문화나 정보는 서울에서 수도권 순서로 퍼져나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앞서 김 청년위원장이 전한 것처럼 부산은 수많은 잠재 요소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도시로 그중 하나는 단연 관광 산업이다. 부산은 1960년대부터 발전한 관광 산업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김해국제공항과 국제여객부두라는 우수한 입지 조건과 천혜의 자연 경관을 통해 부산의 주력 산업으로 거듭났다. 청년들에게는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집값 역시 부산의 큰 이점이다. 취업 준비를 위해 부산을 떠날 계획 중인 김옥천 씨는 "수도권에 비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이 수도권 지역보다 나은 점이다"라고 전했다. 서민지 씨 역시 "집값이 수도권에 비해 비싸지 않아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답했다.

 

앞서 말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꼽은 부산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인프라 부족이다. 탈부산을 계획 중인 B(부산가톨릭대 간호학 4) 씨는 "내가  취업하고자 하는 의료계 분야에서는 병원의 △체계 △규모 △중증도 △연봉 등에서 수도권과 차이가 분명하다"며 "진로적 측면에서 더 많은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수도권에서 생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옥천 씨는 "주위의 또래 청년들이 부산의 인프라 부재 문제로 힘들어하며 부산을 떠난다"며 "부산의 취업 인프라가 지금보다 더 확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다윗 교수는 "인프라 부분에서 수도권에 비해 부산의 경쟁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부산의 인프라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이 교수는 "부산에 비해 수도권의 인구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인프라가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부산과 수도권의 문화 인프라 차이 또한 부산의 주된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옥천 씨는 "문화 인프라 차이를 크게 체감한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한 명소나 전시 및 매장 등 문화 인프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은 장안의 화제였던 이건희 기증관의 유치 실패로 인해 문화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된 바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 사업자가 당초에 사업을 제안한 부산이 아닌 시흥에 사업장을 설치한 일명 '웨이브파크 사태'를 통해 부산의 문화 관광 인프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한편 이 교수는 "문화 공간과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조성하려다가 자칫해서는 혈세 낭비와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어 그는 "현재 존재하는 문화 공간도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현존하는 공간의 활용도에 대해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 인프라 부족은 지역사회에서 이를 소비할 수 있는 인구가 부족하다는 것과도 이어져 부산의 인구 문제와도 떼어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이에 관해 엄 센터장은 "부산에서 문화를 소비할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의 맥락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문제점은 청년 취업 문제와 일자리 마련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김옥천 씨는 "서울과 부산의 가장 큰 차이는 전반적인 인프라와 기업의 수"라며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부산의 산학협력 분야 인프라에 대해 엄 센터장은 "부산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 △대학 △지역사회 △기업을 연결시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산업 인프라가 깨지지 않도록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산학협력 인프라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청년 문제 해결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엄 센터장이 언급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부산공동취재단은 청년문제를 위해 부산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 제1170호 3면에 계속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부산공동취재단
(동아대학보,부경대신문)
박서현·제서현·조민서, 최희수·김예림·정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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